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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벤엘 가족 이야기 |
| 에벤엘 |
Date : 2003/08/19 Hit : 3312 Recommend : 750 |
전명훈 목사(한국 에벤엘 선교회)
시각장애인 가운데 선천적으로 실명한 경우도 있지만 중도의 실명으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실명의 원인이 자신의 부주의로 장애를 입었다면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야겠지만 자신의 잘못도 없이 갑작스러운 실명은 청천벽력이 무너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근 에벤엘의 집에 들어온 김형제 역시 실명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내가 오래 전에 맹인교회에서 시무 하였을 때 김형제와 재활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 강릉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할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의정부에서 양계업을 하고 있던 누님의 권유로 양계 일을 도울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에 김형제는 흔쾌히 승낙했다.
양계장 일은 낯설기는 하였지만 부푼 꿈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김형제가 생활했던 지역은 군부대 지역인데다 직업군인이 그 주위에 자취하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누님 집에는 임대위가 세를 얻어 살고 있었다. 71년 5월 22일 저녁 11시쯤 임대위의 부하가 술취한체 ꡒ휴가를 보내주면 탈영하려고 그러냐ꡓ며 대전차 지뢰를 들고 담을 넘어 침입하여 마당에서 임대위 나오라고 소리를 치는 것을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만류하자 안전핀을 뽑아 지뢰를 터뜨리자 김형제의 매형과 세 사람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김형제는 급히 군인 병원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비록 치료는 받았지만 폭발할 때 강렬한 빛의 후유증으로 실명하고 말았다. 김형제는 실명으로 인한 충격으로 오랫동안 술로 시간을 허비하였으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삶을 포기하려고 하였지만 그거 마저 여의치 않았다.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재활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에 있는 맹인교회에 찾아왔다. 점자교육, 보행교육을 받고 난 후 춘천에 있는 춘천명진맹학교 중등부1학년에 입학을 하였으며, 어린 학생들과 공부를 하는 것이 무척 힘들어 중학과정을 마치고 대한 안마사협회 수련원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에벤엘의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김형제는 의협심이 있으면서도 순박한 강원도 사람이었다. 신앙생활은 돈독하지는 않지만 말씀 안에서 열심히 살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돋보인다. 실명의 아픔을 잊으며 예수님의 구원의 은혜를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만일 김형제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만 하였다면 자포자기의 생활로 화병을 지니며 자기의 생명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비록 에벤엘의 가족은 실명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서로 돕고 주님의 약속하신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간직하며 홀로서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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