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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예방 주사를 맞아야만 합니까? |
| 에벤엘 |
Date : 2003/10/10 Hit : 3989 Recommend : 842 |
낙성대 전철역에서 30m떨어진 곳에 윤내과가 있다. 주로 에벤엘 가족들이 몸이 아프면 이용하는 의원이다. 언제든지 진료를 받을 때면 윤선생님은 과묵하면서도 친절하게 우리가족을 맞이해 준다.
5년 전 ㄱ형제가 감기로 병원에 갔었는데 그 형제의 형편을 알고 동사무소에 가서 의료보험증을 신청하면 무료로 의료혜택을 받는다고 말해 주기도 했다. 의료보호 혜택을 받는 환자를 거리끼는 의사들이 있어 사회의 무리를 끼친 적이 있었지만 윤선생은 그렇치 않았다.
우리가족뿐 아니라 노인들에게는 더욱 친절하게 진료를 한다. 최근 사스로 독감예방주사가 유행이 되고 있다. 그래서 보건소에서는 동사무소를 순회하면서 65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 및 장애인들에게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동네 의원에서 만오천원의 의료비를 지출하면서 접종을 받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려 일조량이 적어 겨울에 사스가 창궐하게 될 것이라고 회자되고 있어 독감예방 접종이 필수적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 예은이를 데리고 윤내과에 갔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독감예방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독감예방 주사는 면역이 약한 어린아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만이 맞아야 한단 것이다. 진료를 받으러온 55세 가량의 성인 마저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예방 접종을 하면 그 의사는 적지 않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도 의사의 양심에 따라 윤선생은 행동하였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건소에서 무료접종시간표를 병원문 앞에 붙여놓은 것이다. 우리사회에 그러한 의사들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훈훈하다. 어떤 의사는 소득이 70만원밖에 되지 않다고 하면서 지역연금보험에 그 소득을 제출하여 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으며 허위로 진료를 받지 않았으면서도 지역건강보험에 의료비를 제출한 의사뿐 아니라 약사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양심을 잃지 않고 진료를 하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우리사회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살맞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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