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23-01-09 15:42:49 , Hit : 149
 아름다운 비밀

  내가 너무나 맛나게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남편의 슬픈 눈빛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메밀묵 세 개를 다 먹고 나니 남편의 슬픈 표정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다. 배가 너무 불러 찹쌀떡까지는 먹지 못했다.
  메밀묵을 정신없이 먹고 나서야 겨우 남편에게 어디 갔다 왔냐고 물으니, 남편 하는 말이 “친구 공장에서 야간 일만 할 사람을 구하는데 사람 구해질 때까지만 다니기로 했어”했다.
  나는 남편이 힘들겠다는 생각은 잠시 했지만 급한대로 잘 됐다 싶어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날부터 남편은 오후 3,4시가 되면 으래 집을 나섰는데 나갈 때면 무슨 눈밭에라도 구를 사람처럼 완전 무장을 하고 나가는 거다.
  두툼한 잠바에다 평소에는 모자 쓰는 것을 제일 싫어하던 사람이 털모자까지 마련하고, 신발은 발목이 긴 털 장화를 신고 나가는 게 아닌가. 그런 남편이 좀 이상하다 싶어 공장에서 일 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완전 무장을 하고 가냐고 물으니 남편 하는 말이 공장이 좀 추워서 그렀다고 했다.
  나는 남편의 그 말을 조금도 의심치 않고 믿었다. 그런데 남편은 매일 새벽 집에 돌아올 때는 손에 메밀묵 2,3개와 어느 날엔 찹쌀떡도 함께 가져올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매일 메밀묵을 어디서 나느냐고 물으니 직장에서 야식으로 먹고 남은 거라고 했다.
  나는 남편 말에 “그 직장 참 좋네” 라고 혼잣말처럼 중얼댔다.
  나는 그렇게 한달 가까이 남편이 가져오는 메밀묵만 먹고살았다. 이상하게도 다른 음식은 먹지 못했는데 메밀묵만은 먹을 수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심한 독감에 걸려 직장을 3일 정도 나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주인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엉금엉금 기어가 전화를 받으니 낮선 남자가 조금은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 여기 메밀묵 공장인데 누구씨가 며칠을 나오지 않고 있는데 계속 장사를 안나올 거면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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