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천지에 주와 같은 신이 없나이다 주께서는 온 마음으로 주의 앞에서 행하는 주의 종들에게 언약을 지키시고 은혜를 베푸시나이다 (역대하 6:14) -
신학교 동기 목회자가 대표로 있는 카이로스 아카데미선교회에서 7월 13일 토요일 북한이탈주민을 격려하기 위한 행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날 행사를 위해 30여 명의 하객과 북한 이탈 주민 30여명이 참석을 했습니다. 그 행사에서 특송이 있었는데 하나님 은혜가 불려졌습니다. 본래 행사는 계획된 것은 아니었고 우리나라 정부가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정한 기념식에 맞추어 치른 행사였습니다.
내가 격려사를 하면서 나의 아버님이 평안도 대동군 대보면에서 태어나 6·25 전쟁 때 남한으로 피난 내려왔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아마도 나의 말에 공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빈털터리로 낯선 남한에서 산다는 것이 무척 어려웠을 것입니다. 체제도 다르고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는 것은 이방인과 같은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격려사에서 남한에서 적응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신뢰를 받게 되면 남한 주민들은 여러분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생각되곤 합니다. 우리 부모님도 북한 실향민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아버님은 할아버님과 전쟁이 끝나면 곧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4년 전에 노환으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아버님은 남한으로 피난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죽을 고비를 겪었다고 했습니다. 한번은 피난하여 내려오는 중에 배를 타고 내려왔는데 하늘에서 유엔군 비행기가 날아 오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배에 승선했던 어느 장로님이 어차피 죽을 바에는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자고 하자 배에 승선한 사람들은 목청껏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유엔군 비행기는 배 위를 선회하다가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는 피난민에게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고 많은 피난민들이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유엔군 비행기는 민간인으로 위장한 인민군이 섞여 있다고 간주하여 총을 쐈던 것입니다. 만일 유엔군 비행기가 아버님이 승선했던 배를 기관총으로 쐈다면 아버님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 이탈 주민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 있다해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질 필요는 있습니다.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전혀 경험하지 못한 체제에서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행사를 주최했던 윤치환 목사님은 20대 초에 하나님이 마음을 주셔서 북한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실향민 가족도 아닌데도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선교 명령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북한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행사를 마치고 박종찬 집사님의 안내로 금정역으로 가는 중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박 집사님은 말도 어눌하고 걸음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몸이 불편한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박 집사님은 오래 전에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었다고 했습니다. 포천으로 시외버스를 타고 가던 중에 맞은 편에서 오던 시외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전면 충돌로 안전 벨트를 하지 않는 승객은 버스 밖으로 튀어나가 즉사했고 박 집사님은 안전 벨트를 하고 있었지만 부상을 당한 큰 교통사고로 장애를 겪게 됐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나의 머리를 스치는 하나님의 은혜 멜로디가 하루종일 떠올랐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길을 걷고 횡단보도를 걷는 중에 누구보다 사고에 많이 노출이 되지만 지금까지 지내 온 것을 돌아보면 기적과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날 행사에서 특송으로 불렀던 가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나의 달려갈 길 다 가도록 나의 마지막 호흡 다 하도록 나를 그 십자가 품게 하시니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밟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
후렴)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나 주저함 없이 그 땅을 밟음도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
우리는 반복된 일상 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한 것이 아닌데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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