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주만 보게 하소서.
찬양을 듣다가 이미히사모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울먹거리는 나에게 주만 바라보라고 수술 잘 될꺼라고 위로해 주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심한 아랫배의 통증과 함께 눈을 떴을 때 희뿌연 형광등이 보였다. 어딜까 생각하니 병실이었다. 순간 내 뱃속에 아빠의 콩팥이 있는 것일까 만져보니 두툼한 거즈로 붙어 있었고 목과 팔, 배에 다섯개의 줄이 달려 있었다. 오일 동안 금식하며 경과를 봐야 한다고 했다. 수술 후 20여일이 지나 칠년동안 내 배에 달고 있던 물주머니를 떼는 수술을 했다. 신장이식 수술보다 더 긴장되고 떨리는 맘으로 수술대 위에 올라갔다. 가위로 싹뚝 자르는 소리, 배에 꽂혀 있던 링겔줄이 잡아 당기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어디 갈 때면 허리에 차고 다녔던 나날들도 지나가면 추억의 이야기로 변해갈거라고 내마음을 토닥거려 주었다. 이제는 정상적으로 소변의 양이 일정하다. 우리는 흔히 작은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살 때가 있다.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것조차 감사함을 잊고 살다가 손가락 하나만이라도 다쳐서 활동하기에 불편할 때 그때서야 자유롭게 사용했던 때가 행복이었음을 깨닫는 것 같다. 이미희 사모님께서는 나의 퇴원 선물로 내 간증을 토대로 곡 하나를 만들고 있다고 하셨다. 퇴원 후 집으로 방금 나온 찬양테이프가 소포로 도착했다. A면 첫번째 곡으로 담겨진 것은 [주만 보게 하소서] 였다. 수술전 나에게 주만 바라보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주만 보게 하소서]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주만 보게 하소서
가난해도 부유해도 주만 보게 하소서
실패해도 성공해도 주만 보게 하소서
약할 때나 강할 때나 주만 보게 하소서
언제나 변함 없는 그 사랑으로 주님만 사랑하게 하소서
날마다 흔들리는 나의 마음에 주님만 가득 차게 하소서
내 모습 내가 바라볼수록 너무나 연약하여
스스로 실망과 좌절 속에서 나의 맘 가눌 힘없네
약한 자를 들어 쓰시는 분 주만 보게 하소서
주만 보게 하소서 ~~~계속
김희랑 집사님(시각장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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