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롬12:15) -
에벤엘 선교회에서 녹음 봉사를 하고 있는 김영이 권사님이 있습니다. 김권사님이 에벤엘 선교회에서 녹음 봉사를 한지도 16여년이 되어갑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는데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봉사자들이 오랜 동안 봉사를 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봉사는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타적인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합니다. 그런 일은 귀감이 되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인색한 것은 이타적인 일은 손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타적인 사람은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고 이기적인 사람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구나 이타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 12월 녹음봉사를 하고 있는 김권사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ㅊ교회에서 함께 섬기고 있는 ㄱ 권사님의 외손자가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학기말 성적이 우수하여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60시간의 자원봉사를 조건을 채우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혹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냐고 했습니다.
ㄱ권사님은 외손자와 함께 자원봉사를 받으려고 에벤엘 선교회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나는 ㄱ권사님과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ㄱ권사님은 자원봉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말씀하면서 자신의 조카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미국에서 법학대학원을 다릴 무렵 심장 수술한 친딸같은 조카는 중환자실을 드나들며 힘든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조카는 심장 이식을 받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었었는데 심장이식을 받으려면 뇌사자의 심장 기증이 있어야 하지만 기증을 받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고 합니다. 5살짜리 어린 딸의 엄마인 조카는 깊은 절망감에 가족의 면회까지 거부했다고 합니다. 당시에 ㄱ권사님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도였고 제한된 면회 시간 속에서도 침대 모서리를 부여잡고 눈물로 기도를 했다고 했습니다. 조카의 심장 기능은 점점 악화 되었고 하루 빨리 심장이식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자 조카는 홍콩에서 국제변호사로 가깝게 교제를 나누웠던 크리스천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이러한 절박한 시간 속에서 극적으로 부산에서 뇌사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렸고 뇌사자의 심장은 헬리콥터를 타고 공수되어 조카는 10시간에 걸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국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들은 수술 소식을 듣고 기도를 해주기 위해 중국과 홍콩에서 자신의 휴가를 내어 비행기를 타고 병원에 와 주었고 가족과 친지들은 하나가 되어 수술시간 동안 기적적인 수술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주님께 감사하며, 간절히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이성적으로는 이루어질 수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시간이 더 지체 되었더라면 생명의 위험에 직면했을 텐데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이런 기적을 만난 것에 대해 ㄱ 권사님은 감동과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나는 마치 사도행전에서 일어나는 사건처럼 그 이야기가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며 기도하는 지인들의 모습에서 마음이 뭉클 했습니다. 심장이식 대기자는 많이 있었음에도 ㄱ권사님의 조카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혼수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장기이식 수술을 받으려면 장기이식 조건과 맞아야 하는데 그 또한 가능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주일 예배를 마친 어느날 ㄱ권사님은 조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면회를 청하여 갔다고 합니다. 수술 3일째 되는 날의 조카는 ㄱ권사님의 눈을 의심할 만큼 건강한 모습으로 천사처럼 환한 웃음으로 반가워 했다는 것입니다. 그처럼 예쁜 조카를 면회하며 ㄱ권사님은 또한번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습니다. 기증 받은 장기는 20세의 젊은 청년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자가 되어 그의 유족들이 기증을 한 것이었답니다. 조카는 살았으나 그 청년이 불쌍하여 눈시울을 적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하늘나라 가기에는 너무 젊습니다. 지금 자라고 있는 딸이 엄마를 놓기엔 너무 어린데요. 유능한 국제변호사인 그를 잃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입니다.” 졸속한 기도였지만 하나님은 조카를 위한 ㄱ권사님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ㄱ권사님의 외손자인 ㅎ형제는 선교회 사무실에 틈틈이 나와서 소식지를 보내고 PC 입력 작업을 하였습니다. 또한 미션홈에 일손이 부족해서 화장실 청소를 부탁했더니 흔쾌히 도와주었고 쓰레기 분리 작업까지 해주었습니다.
1주일 지난 후 ㄱ권사님은 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외손자가 올 A+를 받아 장학금을 받았다고 기뻐하며 목사님의 배려로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면서 고마워했습니다. 그리고 겨울 방학 중에도 계속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나 역시 외손자의 소식을 듣고 기뻣습니다.
자원봉사로 만난 인연이었지만 믿음 안에서 신실하게 살아가는 크리스찬의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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