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각 시기마다 해당되는 인생의 계절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벤엘의 집’에서 실습했던 한 달간이 제게는 4월의 봄날처럼 따뜻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겨우내 숨어있던 꽃망울들과 초록빛 새순들이 돋아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계절인 봄처럼, 에벤엘의 집 식구들 한분 한분과 목사님 간사님들이 제게는 봄날의 꽃들과 같았습니다. 특히 시각장애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인생의 겨울을 지나며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워가는 에벤엘의 집 식구 분들을 보며, 같은 지역사회 내에서 좋은 분들과 만남의 축복을 갖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제가 한 일에 비해 더없이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시고 늘 따뜻이 맞아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실습기간 동안 목사님께서 시각장애인의 이해를 돕고자 제게는 전혀 생소한 언어였던 ‘점자’에 대해 기초부터 틈틈이 가르쳐주셨는데, 덕분에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점자문서를 읽고 쓰는 것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차분히 앉아 점자를 읽고 쓰는 일이 제 성향과도 잘 맞아 점역·교정사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습을 통해 제가 도움 드린 부분보다 배우고 받은 것들이 더 많았던 시간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모든 실습과정을 마치던 마지막 날 목사님께서 제게 해주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복지를 하다보면 도움을 준 부분들에 감사를 표하기보단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게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럴 때 당장은 마음이 상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께 받은 사랑과 은혜로 모든 일들을 감당해 나가면 될 거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 말씀 늘 마음에 새기며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습하며 만났던 모든 식구 분들과 목사님 간사님 감사드립니다.
- 오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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