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23-09-15 15:55:55 , Hit : 85 ) 
 호수가 보인다

하늘에는
가지 새로 햇살 머물고
싱그런 꽃 향내가 묻어 나오는
휴식의 그늘아래 책을 펴든다


두 팔 벌린 단풍나무 놀자고 하며
저 멀리 아담한 호수도 손짓을 한다


푸르른 하늘과
한가로이 흘러가는 구름 한 조각
유리 같은 호수에 빠져도 보고
들녘의 노란 곡식 포옹도 하며
바람에 올라앉아 언덕도 넘고


하느님은 산봉우리 세어가며
비를 뿌린다

- 시각장애인 시인 유승열님 시집 시로 눈을 뜨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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