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09-12-08 14:59:12 , Hit : 4967 ) 
 사람보다 더 좋은 편의시설이 있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이란 말이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학창시절에는 선신국과 같이 장애인복지가 잘되어 있는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단어로 여겨졌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에 따라 풍요해지면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차원에서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해 신경을 쓰면서부터라 하겠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령’이 생겨 법적으로 체계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서게 되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도 많이 설치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하철의 유도블록, 횡단보도를 건널 때 음향신호기 등 시각장애인이 하루에도 몇 변이고 이들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 하겠다. 필자의 경우에도 출퇴근시 몇 번이고 음향신호기를 이용하여 비장애인의 도움 없이 길을 무사히 건너고 있다. 때로는 보행시에 위험한 경우를 편의시설 덕분에 모면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럴 때마다 편의시설의 고마움을 느끼곤 한다. 5년전에 연수를 받기 위해 미국에 두 달 다녀온 적이 있었다. 말로만 듣던 장애인의 지상낙원이라 일컬을 정도로 장애인의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미국을 간다고 해서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도대체 무엇이 시각장애인이, 아니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라 하는 것일까? 막상 미국에 가서 보니 우리나라와 같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미국 시각장애인들은 편의시설 없이도 먼 거리를 불편 없이 잘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따로 편의시설이 없어도 시각장애인들이 흰지팡이나 안내견만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점이었다. 이것은 미국 국민들이 장애인이라면 그들을 돕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고 일상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리를 가다가 신체가 불편한 사람을 보면 으레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그들 머릿속에 항상 박혀 있어 미국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을 불편을 못 느끼고 사는 것 같다.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의 일이다. 오랫동안 미국에 있다보니 이발 할 일이 생겼다. 외국인이다 보니 어디에 이발소가 있는지 모르고 무조건 흰지팡이만 가지고 버스를 타서 버스기사한테 이발소가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내 말을 듣고 있던 한 승객이 “나하고 같이 가자”고 하여 알지 못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무사히 이발한 적이 있었다. 이 일을 보고 ‘확실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잘 되어 있는 나라는 무언가 틀리기는 틀리구나’ 하고 별도의 편의시설이 없이도 다니는데 불편이 전혀 없겠다 하며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부럽다는 말이 아니다. 미국 사람들의 장애인에 대한 의식이 부럽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과거보다는 많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이라 하면 꺼리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는 미국에도 없는 편의시설도 있으니 비장애인이 조금만 장애앤에대한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인다면 세계에서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1등 국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김청길(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기획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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