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땅에 머무는 동안 그의 성실을 먹을거리로 삼을 지어다 (시 37:3) -
낯선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길은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했던 사람의 조언을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단법인 다메섹복지회를 창립 후 나는 앞으로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법인을 운영했던 선배를 만나서 법인을 어떻게 하면 운영을 잘 할지 조언을 듣고 싶어 밀알복지재단 상임 대표 정형석 목사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를 알게 된 것은 신학교 재학 중 밀알 선교회 화요 모임에 참석하면서였습니다. 그 당시 정 목사님은 밀알선교회 단장을 역임하고 있었으며 사모님 역시 나의 아내와 잘 알고 지냈던 직장 선배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정 목사님을 알게 되었으며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분이었습니다. 정 목사님을 만나기 위해 전화를 했고 정 목사님은 법인 창립을 축하해주었습니다.
일주일 후 우리는 전장연 모임에서 오랜만에 반갑게 만났습니다. 정 목사님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법인이 나아갈 길을 진솔하게 말해주었으며 밀알복지재단이 하고 있는 사역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로 이야기되고 있는 오뚜기 회사의 명예 회장이 밀알 복재재단에 300억 가량의 오뚜기 주식을 기부했다고 하면서 기부한 기금을 명예 회장의 뜻을 따라 미얀마에 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청와대의 기업인 초청에 ‘오뚜기’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뚜기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한 관심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201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9월 별세했습니다. 그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마라’는 경영철학을 내세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함 명예회장은 시식사원 1,800명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함으로써 상생경영을 실천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 3,142명 가운데 22명만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면에서 쉽지 않는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현재 오뚜기 경영을 맡고 있는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 함 명예회장으로 부터 오뚜기 46만5543주(13.53%)와 계열사 조흥 주식(1만8080주, 3.01%)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의 상속세를 5년간 나눠 내기로 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생전의 선행 미담은 지난 1992년부터 시작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중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0.8%가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한다는 상황을 전해 듣고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5년 9월에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자가 4,000명을 돌파했고 수술을 받아 새생명을 얻은 이들이 2016년 기준 4,242명에 달았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함 명예회장은 2011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습니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지론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1886년 설립된 오뚜기 재단은 2016년까지 687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오뚜기의 사회공헌 활동은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함 명예회장은 평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최근에 알려진 함 명예회장의 착한 행보는 석봉토스트에 소스를 무상 제공해준 일입니다. 김석봉 석봉토스트 사장이 노숙자와 어려운 이웃에게 토스트를 무료로 나눠주자 오뚜기는 석봉토스트에 사용되는 소스를 10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함 회장은 이 사실도 알리지 않았는데, 10년이 지난 현재 김 사장이 자서전에 관련 일화를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오뚜기 회사의 이미지가 좋아서인지 오뚜기 라면의 시장 점유율이 20%에서 25%로 높아졌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사회에 기부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이익에 몰두한 나머지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인이 사업을 하는 것은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기업인이 사회적 책임에 인색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소비자의 지지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이웃 사회를 위해 공익사업을 해야 합니다. 공익사업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 회사의 지속 발전을 가능하게 합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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