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과 제주도 여행한 것은 한 편의 추억이 된다.
2박3일 제주도 여행을 신청했을 땐 걱정이 많았다. 다른 걱정이 아닌, 내가 과연 처음 겪는 봉사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건 같이 봉사를 갔던 친구 박지원 씨도 똑같이 걱정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봉사를 시작하고 나니 시각장애인분들이 오히려 더 친절하게 말도 걸어 주셔서 편안했다.
주된 일은 시각장애인과 같이 제주도 여행지를 걷고 그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것이었다. 첫 날 바다를 갔을 땐 어려움이 없었다. 같이 바다를 느끼고 산책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문제는 둘째 날이었다. 한라산 등반을 하루 종일 하는 일정이었는데 이 날은 유독 걱정이 됐다. 등산을 많이 해보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험난한 산을 어떻게 오를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막상 등산을 해보니 그 걱정은 쓸데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등산을 잘했고 산을 오르내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시각장애인이 등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건 자신의 편견에 불과했던 순간이었다.
마지막 날까지 지내고 나서 깨달은 것은 이번 제주도 여행은 봉사를 넘어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시각장애인을 위한 봉사로 참가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덧 그들과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자원봉사 여행을 통해 그들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 최용진(자원봉사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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