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손짓하던 그 따사로운 3월의 어느 날~~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을 보낸, 두둑한 낙엽을 한 트럭만큼이나 긁어내면서....
그토록 두꺼운 낙엽 밑엔 해마다 봄, 여름이면 찬란한 꽃을 피웠던 새싹들이 다시금 불끈불끈 자라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진작 낙엽을 긁어내지 못한 나의 게으른 손이 너무도 미안했다. 듣지도 볼 수도 없었지만 어찌, 성장해야할 시기임을 알고 그렇게 앞 다투어 강인한 생명력을 나타내고 있었던 것이었는지. 아, 참! 인동초도 붉은 잎 새를 곱살스럽게 띠우고 있었지. 너의 아버지께서 문 앞에 심어 놓은 그 나무 -
해마다 뻗어나가 잔잔한 예쁜 꽃을 미치도록 은은하게 피워내는 그 꽃을 접할 때마다 아니, 역경과 고난의 시간을 버티어 온 이들의 얘기를 들을 때 마다 난 그 인동초를 떠올리며 그 뒤엔 그 꽃처럼 아름다운 여운을 내 가슴에 묻으며, 위로하며 감격했단다. 그 속엔 사랑하는 나의아들, 너도 뜨겁게 포옹하며 깊게 자리 잡고 있었고, 그러나 내 가슴을 끌어안았지만 때론 어떤 환희보단 가슴 절절한 안쓰러움과 부끄러움이 내 뇌리를 천만 근만큼이나 짓눌러 놓여질 때도 있었다면 이 에미의 순전한 고백일까?
오늘까지 살아온 나의 삶이 몇 편의 드라마로 나뉘어진다면 모든 것은 다아 기억할 수 없다 해도 사랑하는 나의 아들, 네가 주인공이 되었던 그 역경의 시간들을 나는 잊을 수 없단다. 가장의 자리에 앉혀져 있던 긴 세월들- 학원 강의가 끝나고도 지친 몸을 이끌고 학원 BUS를 운전하고, 학원 청소를 하고 때론 우유 배달을 하며 새벽에야 귀가하던 그 모습을 어찌 내 머리에서 지워낼까?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면서, 그리고 성실하게 살다보면 때가 온다며 오히려 이 에미를 위로하며 감싸 안았던 강인한 큰마음.... 나를 끌어안았던 큰 어깨....
너를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효자라는 칭호로 나를 부러워했지만 그럴수록 이 에미는 그렇게 작아졌던걸... ~~~계속
김갑중 권사(충신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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