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육체와 마음은 쇠약하나 하나님은 내 마음의 반석이시요 영원한 분깃이시라 (시 73:26) -
4년 전 연말에 잘 알고 지냈던 지인과 함께 올리브밥(카페)에서 식사를 하게 된 계기로 시작된 중도시각장애인 상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서도 마찬가지로 상담에 참여한 상담자와 내담자가 묵묵히 도와주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중도시각장애인 상담이 갑작스런 시각의 상실로 인해 충격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재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 역시 중도에 시각장애를 겪고 있었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중도 실명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장애로 인해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전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학습 효과로 인해 위험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전혀 낮선 위험에 처하게 되면 당황하여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장애를 경험했던 상담자가 내담자의 입장에서 상담을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것입니다. 재활 상담의 목적중 하나는 갑작스런 장애로 인한 심리적 부적응 상태를 인지하고 장애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모두가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재활 상담의 이론중 하나로 과정 모델에 의하면 장타로 심리적 외상, 충격, 충격과 부정, 애도, 포기와 우울, 재평가와 재긍정 극복, 자기 수용과 자아존중의 과정이 있다고 하지만 어떤 내담자는 자기 부정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도재활상담 세미나 강의에서 김기현 박사는 자신과 함께 10여년 전 재활교육을 받았던 중도시각장애애인이 아직까지 집에서 나오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상담은 일방적으로 상담자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 좋은 결과가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의 긍정적 변화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상담에 참여했다가 마음의 문이 열려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상담의 매력을 많이 느낍니다.
나는 상담에 참여했던 내담자 가운데 재활을 잘하고 있는 내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려고 내담자를 대상으로 취재를 하여 자료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정은총 형제를 취재하기 위해 대전에 내려갔고 이번 달에는 김병엽 선생을 취재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나는 취재의 목적을 김 선생님에게 설명했고 그는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그는 올해 한울 예술단 창립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예술단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김 선생은 자신이 대학에서 음악 전공한 것을 살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사단법인 안마사협회 강당에서 한울 예술단이 처음으로 모여 연습을 하였습니다. 이전에 중창단을 구성하여 활동을 한 경험이 있지만 처음으로 합창단 단원이 모여 연습하는 것임에도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습니다.
연습은 이전에 지위자가 파트 별로 피아노 반주를 녹음한 파일을 이메일로 시각장애인 단원에게 보내면 단원은 각자 연습을 하여 2주에 한 번 만나서 연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단원은 20 여 명인데 첫 연습에는 13명의 단원이 참석하여 연습을 하였습니다. 처음 모여서인지 어색해 보였지만 연습이 진행되면서 음악의 완성도가 높아지자 서로 만족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김 선생은 한울 예술단이 중창, 합창, 기악 등의 맞춤형 공연을 할 것이라고 부푼 꿈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연습을 마치고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 다음날 김 선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받고 있는 기초 수급으로 한울 예술단을 운영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어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어려우니 사단법인 다메섹복지회에 속하여 예술단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서 나와 최봉용 선생을 만나서 의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는 서로 시간을 내어 만나서 예술단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내가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었던 내담자가 재활을 하여 오히려 나의 사역에 일조하게 되었습니다.
식사 모임에서 시작된 중도시각장애인 재활 상담이 4년 만에 시각장애인 재활상담 세미나를 예사랑 교회에서 열었습니다. 세미나에서 김기현 박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담중재의 필요성과 효과를 강의했고 서원선 박사는 시각장애인의 성공적인 재활과 재활상담 자격에 관련한 강의를 해 주었습니다. 중도시각장애인재활상담은 작은 모임으로 시작되었지만 내담자들이 참여하는 상담카페 카톡 모임과 한울 예술단 모임이 우리의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