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시편 4:1) -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을 진행한지도 만 4년이 지났습니다. 잘 알고 지냈던 상담사 지인들과의 식사 모임에서 이야기가 나와 우연히 재활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40여명의 내담자들이 상담에 참여하였고 상담자·내담자 할 것 없이 울고 웃으며 서로를 지지하고 의지하며 재활의 꿈을 꾸고 실현해 나갔습니다.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삶의 의욕을 잃었던 내담자들이 상담을 통해 용기를 얻어 재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도 느꼈습니다.
중도장애인들에게 재활상담은 재활의 첫 걸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기초재활과정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재활상담을 생략한 채 기능적인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기계처럼 고장이 나면 부품만을 교체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를 겪게 되면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장애를 수용하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재활을 하려면 심리적 안정과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처음 상담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시작하지만 상담에 참여하면서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상담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활에 순행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상담사로써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재활상담센터가 꼭 세워져 좀 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4년 전부터 재활상담센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5·2·5선교운동을 위해 기도하며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기시연 목회자 모임에 나갔다가 대구 칠곡에서 사회복지법인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목회자와 교제를 나누며 그 분이 장애인 시설을 설립하는데 겪었던 여러 과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나는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센터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것부터 해야겠다 싶어 후원신청서 리플렛을 만드는 것과 재활상담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활했던 내담자를 중심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후원신청서 리플렛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데 재활상담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상담의 결과물이 있어야 하는데 상담을 한지 1년밖에 안되어 결과도 빈약했고 영상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글 쓰는 것과 무척 달랐습니다. 시간을 끌다가 2년 전에 방송국 작가를 소개를 받아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부탁하면서 정해지지 않은 재활동영상과 관련된 자료를 보냈더니 그 작가는 자료가 많아서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며 재활상담의 내용을 잘 아는 선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사님이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손을 놓았습니다. 그렇게 제작 작업이 지지부진 하고 있던 차에 자봉학교 점자교실 과정을 수료한 김세은 자매가 재활상담카페에서 가끔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동영상 작업에 필요한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분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친구에게 부탁해 보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도와드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시나리오를 쓴 친구는 다름이 아니라 그녀의 언니였으며 S대에서 간호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PD가 되고 싶어서 방송국 시험을 준비하던 중에 도움을 준 것이었습니다. 올해 1월경 김세은 자매는 언니가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선교회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우리가 원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마치 자신이 경험했던 것처럼 기대 이상으로 시나리오를 잘 써 주었던 것입니다. 그 다음 순서로 영상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생각보다 자금이 많이 필요하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재활상담에 도움을 주시던 조남진 선생님에게 혹시 아시는 영상업체를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제자 중에 관련된 일을 하는 최은석 대표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최은석 대표는 목사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예산이 부족해도 도와주겠다고 하며 흔쾌히 제작을 맡아주었습니다.
이번에 5·2·5 선교운동을 한지 4년 만에 예사랑 교회에서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 센터 마련을 위한 한울예술단이 공연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한울예술단은 기대 이상으로 공연을 잘 하였고 예사랑 교회의 이경준 목사님과 성도님의 아낌없는 사랑 속에서 공연을 잘 마쳤습니다. 만들고 있던 동영상은 예사랑 교회 일정에 맞추다 보니 내레이션 녹음을 마치지 못한 상태로 보여 드렸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머지 동영상 내레이션 작업을 위해 작년에 선교회 사무실에 방문했던 탤런트 김혜은 집사님이 생각나서 전화를 했더니 김 집사님은 흔쾌히 재활상담 동영상의 내레이션을 녹음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녹음을 하려면 녹음장비가 잘 갖추어진 스튜디오를 대여해야 했는데 그 비용이 또한 만만치 않아 고민을 하고 있다가 사랑의교회에 협조를 부탁했더니 사랑의교회에서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보내주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노력을 해도 아무런 진척 조짐이 없었던 것이 한 순간에 연쇄적으로 기도가 응답되었습니다. 주님은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 센터 마련을 위한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우리 기도에 응답해주고 계십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선교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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