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진이 선생님이에요.
현진이와 수업 안한지 벌써 한달쯤 넘어가는데 너무 늦은것 같네요^^;;
이제 군대문제, 그리고 방학때 해야할 여러 일들때문에 그만두게됐는데 좀 아쉽기도 하네요. 학교일 핑계로 제대로 못해서요^^; 그건 그렇고 현진이에 대해서 말씀을 좀 드리자면...
현진이는 일단 집중을 잘 못해요.^^; 그래서 항상 주위를 집중시켜야하구요. 재밌는 이야기로 한박자 쉬었다가 수업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그리고 현진이의 리스닝이나 말하는건 정말 잘해요. 특히 발음부분에서는 저보다도 훨씬 잘해요...ㅡ.ㅡ;;그런데 중요한건 영어를 읽지 못한다는 거에요. 저와 수업하면서 그나마 간단한건 익히긴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이는 아이들은 길거리 다니면서, 혹은 게임하면서 영어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익히는 방법이 있는데 현진이 같은 경우에는 일단 볼수가 없으니 그게 잘 안되는거 같더라구요.
읽기 쓰기에 관심을 주게하려고 만화,게임에 나오는 영어를 몇개 가르쳤더니 되게 좋아하더라구요^^; 예를 들어 탑블레이드에서 탑은 팽이고 블레이드는 칼이라고 알려줬더니 수업시간 내내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 해서 좀 뿌듯했답니다^^
또 현진이는 아주 안보이는 편이 아니라서 수업하기가 좀 편했어요. 특히 어머님께서 책에 점자를 안 찍어주셨을 경우에는 그냥 현진이에게 책을 가까이 보게하고 수업을 하고 수업을 나갈때도 현진이가 책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더 이해를 잘 하더라구요.
또 현진이는 만화랑 게임을 무척 좋아해요. 현진이 집에가면 케이블 만화방송 투니버스가 항상 틀어져 있구요.^^ 수업 끝나고 밥먹는 시간에도 밥안먹고 티비앞에서 만화를 보다가 엄마한테 자주 혼나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크레이지 아케이드라는 게임도 정말 좋아해서 꽤 잘하더라구요. 동생 현우도 잘 하구요^^
수업 방법은 단어외우기랑 영어익히기 위주로 공부했어요.
현진이가 배우는게 참 많아요...;; 컴퓨터도 배우고, 수영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우고... 그러다보니 안하는건 영어라고 하셔서 영어를 가르치게 됐는데 곧 잘하더라구요. 특히 집에서 테이프를 자주 들어서인지 발음도 좋았고 그런데 영어를 못읽고 못 외워서 그런걸 위주로 했어요.
아, 현진이는 또 요새 아이들답게 햄,치킨,피자...이런걸 좋아해서 이런 영어단어도 외우는걸 시켰어요. 이런건 전부 영어잖아요?^^그래서 시켰더니 다음주에 잘 외웠더라구요. 그리고 숫자도 외우게해서 1부터 12까지 잘 외웠어요.^^지금도 다 외우는건지는 장담 못하지만 아마 많이 안 잊어버렸을거에요. 워낙 기억력이 좋은 아이라서...^^
외우기는 이렇게 했고 익히기는 전에 했었던 교재로 나갔어요. 코끼리 나오는 교재였는데 그걸로 했구요. 어머님께서 점자스티커로 찍어주셔서 잘 했답니다^^; 영어 잘 익힐수 있게 부담감 안주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만약에 What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어떻게 읽어야 되느냐... 이런식으로요^^ 똑같은 단어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헷갈려하긴 했지만 잘 따라와줘서 수월하게 한것같네요.
현진이랑 수업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현진이가 EBS에 출연했다는게 많이 기억에 남네요.^^ EBS는 고3이후로 아예 인연을 끊었었는데 현진이 덕분에 같이 볼수 있게 되었고 내가 아는 사람이 티비에 나온다는게 신기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평소에 만화도 많이보고 게임도 많이 알아서 현진이랑 말이 잘통해서 재밌게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손으로 방구소리 내는걸 보고 현진이가 어찌나 신기해하던지...^^;;ㅎㅎ
시각장애인 공부라서 처음엔 많이 막막했지만 하면 할수록 요령도 늘어가고 더 잘 가르쳐야겠다는 욕심도 생겼구요. 군대 갔다와서도 다시 해보려구요^^ 막상 할때는 좀 하기싫고...핑계대고 빠지고 싶고 그러지만 끝나고나면 또 다시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ㅎㅎ 그동안 고마웠구요... 다음에 뵈요~~^^그럼~ 평안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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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많이 늦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