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와는 나의힘과 나의 방패시니 내마음이 그를 의지하여 도움을 얻었도다 그러므로 내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노래로 그를 찬송하리로다하시니라 (시편 28:7) -
초, 중학교 시절 학생기록부에 빠짐없이 나오는 항목은 장래 희망 직업을 적는 난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학생기록부에 희망 직업란이 있는지 모르지만 희망 직업을 적게 한 것은
학생들이 희망직업을 정하게 되면 아마도 희망 직업을 성취하기 위해 학업에 충실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설사 목표를 성취하지 못할지라도 목표가 없는 것보다 목표가 있는 게 나은 것은 사실입니다.
인생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자신의 장래 희망 직업과 전혀 생각지 않은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려서인지는 모르지만 장애인을 멀리하거나 배척한 적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같은 반에 소아마비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목발을 짚고 다녔으며 인상이 착하게 보여 친하게 지냈습니다.
수업을 마치자 그는 자신의 집에 초대하겠다고 해서 집에 놀러 갔습니다. 친구의 집은 학교 근처에 있었고 친구의 아빠는 자동차 공업사를 경영하는 대표였습니다. 그 친구는 부유한 가정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부의 척도가 될 정도였습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나를 반갑게 대해주었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내가 처음 시각장애인을 본 것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시장에서 검은 안경을 착용한 채 기타를 연주하며 구걸하는 낯선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후 나는 시각장애인이 될 때까지 시각장애인을 본 적은 없었고 내가 시각장애인이 되어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선교와 복지 사역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상담에 참여하고 있는 ㅊ 형제가 있습니다. 그는 성남에서 살고 있으면서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는 10여 년 전에 에벤엘 미션홈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맹학교 고등부와 전공부를 졸업을 했는데도 취업이 안되어 봉천동에 있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창업반에서 교육을 받고 싶어 거처할 곳을 찾다가
에벤엘 미션홈에서 생활했던 김준현 선생님의 소개로 에벤엘 미션홈에서 생활하였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뇌종양 수술로 약간 시력이 있었지만 뇌종양 수술 이후 시신경이 손상될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후각도 손상되어 냄새를 느낄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해서인지 어려운 환경을 잘 적응을 하는 것 같았으나 일이 풀리지 않으면 불안과 분노장애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창업반 교육을 마치는 날까지 취업이 안되자 인내의 한계에 직면했는지 에벤엘 미션홈 화장실에서 불장난을 했던 것입니다.
마침 그곳에 공공근로를 하고 있는 하 선생님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불을 끈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심장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ㅊ 형제를 혼내고 싶었지만 일이 얼마나 안 풀렸으면 불장난을 할까 하는 생각에 이해를 하려고 했습니다.
ㅊ 형제는 집으로 복귀하기 전에 복지관에서 창업반 수료식이 있어 시각장애인 이동차량을 신청했지만 차량이 연결되지 않아 초조하게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택시비를 대신 지불하고 마지막 가는 길에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얼마후 ㅊ 형제는 맑은 음성으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리조트에 안마사로 취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중도시각장애인재활상담이 있는 날에는 빠짐없이 참석하곤 합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종종 아메리카노와 간식을 사가지고 옵니다.
ㅊ 형제는 그 어머니가 열 번을 신세를 졌으면 최소한 한 번은 신세를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곤 합니다.
만일 ㅊ 형제의 잘못만 꾸짖어졌으면 상처를 받을 뿐만 아니라 나를 만나는 것이 불편하여 상담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잘못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기다려 주려고 할 때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 전명훈목사(에벤엘 선교회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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