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왔을 때 다들 파산 위험이 있다고 했던 한 보험회사의 주식, 엄격해지는 규정과 오래 지속된 저금리 등 때문에 많이 하락한 은행의 주식, 그리고 성장주 카테고리에서 제외되면서 많이 떨어진 당뇨전문 제약회사의 주식.그렇다면, 다이어트의 간단한 아이디어는 뭘까? 내 몸이 소모하는 칼로리보다 내가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으면 결국 나의 몸무게는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아이디어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효과가 있지만,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지난 8월 1일부터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는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 샐러드는 내가 워낙 싫어하는 음식이므로 아내가 나의 입맛에 맞춰 만들어주는 것 외에 먹지 않을 것이다. 단, 매일 허락된 칼로리를 초월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아이폰 앱에 나의 칼로리 섭취를 기록하기 때문에 항상 얼마를 더 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 열흘 동안 나는 저녁을 못 먹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하루에 두 끼만 먹는다 해도 내가 즐기는 식사를 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 그리고 운동량을 늘리면 그날 섭취할 수 있는 칼로리도 는다.
아내와 하는 산책시간과 대화시간도 늘었다. 우리는 복잡한 것에 더 믿음을 주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의 수학 능력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주식 가치 모델보다는 웬만한 대학생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모델이 더 효과적인 투자도구라고 믿는 것 말이다.
하지만 항상 더 복잡한 것이 더 우수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앳킨스 다이어트가 아무리 과학적 신빙성이 있는 체중 감소 방법이라고 해도, 이것을 꾸준히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오히려 더 간단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원리의 방법이 더 좋은 장기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본다.
간단한 몇 가지 기준으로 선택한 주식이 더 우수한 결과를 가져다줬듯이 먹고 싶은 것을 허락된 만큼만 섭취하는 이 다이어트를 통해 내가, 또 독자들이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매일경제 기사 중에서)
신순규(시각장애인 월가 애널리스트, MIT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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