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의 대화>는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이래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 25개국 150개 도시에서 열린 공연이다. 전 세계 150개 도시에서 600만 명 이상의 세계인들이 경험했고 6000명 이상의 시각 장애인들이 고용되는 효과를 불러온 이 전시는 지난 24년 간 각 국가에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통해 단순한 전시가 아닌 체험과 퍼포먼스가 접목된 신개념의 종합예술 체험전시로 진화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어둠 속의 대화 전시장에서는 전문 로드마스터의 안내 하에 약 90분간 서울의 자연, 거리, 시장, 바(bar), 보트 탑승 등의 테마 체험 코스를 통해 100% 어둠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어둠 속의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 참여형 체험 전시인 관계 상, 한 번의 투어에는 8명 이하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소수인원투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단 전시장을 들어서면 말 그대로 암흑 상태였고 처음엔 너무 무서워서 한발자국을 내딛기가 두려웠다. 그곳에서는 로드마스터의 목소리와 함께 입장한 8명의 관람객의 목소리만 듣고 90분 동안 이동한다.
어둠속에서 어디가 벽인지 어디가 길인지 알 수 없었기에 두려움은 더욱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로드마스터님이 자기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오라고 하셨고 우리는 서로를 의지해 가며 지팡이로 바닥을 두들기면서 쫓아다녔다. 90분이란 시간은 정말이지 금방 지나갔다.
우리가 가장 많이 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각이 시각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시각이 사라진다면 나머지 감각들이 자연스럽게 예민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어둠속에서, 평소에는 스쳐가는 가까운 가족․친구들의 목소리나 물건들의 촉각 등에 집중 할 수 있었다. 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옆사람에게 가장 크게 의지하게 된다. 그 덕에 옆에 있는 사람들과는 더욱 돈독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계속
윤미경(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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