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선교와 윤리의 통합으로서 사회봉사
2.1. 복음전도가 교회의 최우선적 과제이다: 복음전도 우선주의(Billy Graham, 교회성장론)
복음전도 우선주의에 따르면 복음화는 교회의 최우선적 사명이며, 사회적 책임은 복음화의 결과로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빌리 그래함은 "나는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는 주된 임무로 돌아가서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오게 하는 일에 힘쓴다면, 그것이 다른 어떤 결과보다 사람들의 사회적, 도덕적 그리고 심리적인 필요들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합니다. 역사상의 몇몇 가장 큰 사회운동들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로 돌아 온 결과로서 일어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교회성장학자 맥가브란은 사회봉사가 복음전도를 대신할 수 없으며, 도리어 복음전도를 통한 교회성장이야 말로 사회적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교회가 제자삼기에 집중할 때, 그들이 속한 사회는 변화한다. 그런 점에서 교회성장은 사회 개선의 최선의 방책이기도 하다. 교회성장주의자들은 제자삼기-교회성장-사회변화이란 도식에 따라 교회성장을 통해 사회변화는 필연적으로 실현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회의 선교관이 복음전도와 영혼구원으로 축약될 경우 인간의 현세적, 물질적 필요를 채워주는 사회봉사적 과업을 교회의 선교적 사명으로 간주할 수 없게 된다. 복음전도 우선주의 교회의 선교는 오로지 복음화가 사회적 책임을 대신한다. 그리하여 복음전도 환원주의에 빠진다. 다시 말해 복음전도 우선주의 입장은 복음전도야 말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 사회변화는 영적으로 거듭난 개인, 즉 회심된 사람들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회정의, 인권, 복지에 관심 갖기보다 영혼구원에 집중할 때, 현실사회의 변화와 갱신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이러한 사고는 궁극적으로 사회봉사를 포함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복음전도 우선주의는 복음화와 인간화, 복음전도와 사회정의, 신앙의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 등을 배타적 관계로 파악하여 이 둘을 양자택일적인 것으로 규정한다. 그들은 때때로 일시적인 육의 양식보다 영원한 하늘의 양식이 우선적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사회적 비참이나 고통의 문제를 교회가 외면하게 만드는 의식 저변을 형성하고 있다. 그것은 교회가 빈곤과 기아, 질병과 같은 인간의 하부구조적 차원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고 반대로 초월세계의 신비적 경험이나 타계적 구원만을 열망하는 구원이기주의로 흐르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음화에 대한 총체적 관점만이 교회의 사회봉사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신학적 근거점이 될 수 있다.
2.2. 사회정의가 교회의 선교적 본질이다(사회정의 우선주의: 세속적 기독교, 해방신학)
복음전도 우선주의와 가장 반대편에 위치한 유형은 사회정의 우선주의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사회정의가 곧 복음화이다. 복음화는 선포도 개종도 아니라 세계 안에서 정의의 실현 을 의미한다. 여기서 복음화의 초월적 요소는 희박해 지고, 구원은 하나님과의 화해 없이도 가능한 인간과의 화해가 된다.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없이도 실현되는 세속사회에서 인간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구원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죄용서, 칭의와 무관한 이웃과의 사회적 소외의 극복으로서 인간화이다. 따라서 인간사회에서 실현되는 사회정의가 복음화의 내용이 된다. (다음 호에 계속～)
김동춘(백석대학교 교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