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골2:6-7) -
얼마 전 세계인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던 성탄절을 보내고 곧이어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새로 오는 한 해를 기쁨과 설레임의 기대 속에서 맞이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자연스레 서로에게 크고 작은 선물을 주고 받으며,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눕니다.
선물! 누구나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 꼭 돈을 가지고 무엇을 구입해서 멋지게 포장한 선물, 그것만이 선물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자신에게 분명 도움이 되었고 소중한 것이 되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난번 선물이라는 글귀를 떠올려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 자신이야말로 선물 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정성스레 또, 멋지게 포장지로 싼 그 무언가를 생각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뒤늦게 앓은 홍역으로 고생을 많이 한 탓에 몸은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뒤쳐진 공부 때문에 교실 안에서 공개적으로 들어야 했던 선생님의 책망과 부모님의 근심섞인 한숨소리가 저를 위축되게 만들었던 그 여름, 그날은 주일이면서 저의 열 다섯번째 생일이었습니다. 그날 오후에도 여전히 무거운 마음으로 학생부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예배가 끝나갈 무렵, 학생부를 맡고 계시던 전도사님께서 생일을 맞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호명하시면서 앞으로 불러내셨고 선물을 손에 꼭 쥐어 주시고 안아주시면서 축 쳐진 어깨를 두드려 주시며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예배와 생일 잔치가 끝이 나고 숙소로 돌아와 선물을 풀어보았습니다. 그것은 점자를 찍을 수 있는 동그랗게 생긴 점필이라는 것과 예수님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넣은 조그만 낡은 사진첩이었습니다. 포장지를 풀었을 때 느껴지는 느낌은 가장 값진 것 중에 하나를 나에게 주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이렇게 선물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저의 뺨위로 뜨거운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값진 선물을 받았던 때를 생각하면서 우리 에벤엘 공동체가 이러한 선물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에벤엘 공동체에 들어오는 분들에게는 시각의 장애로 인한 상처 뿐만 아니라 가정의 문제들, 장애를 가졌다는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같은 장애인들에게 받는 상처들에 대한 아픔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아픔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에벤엘 공동체가 시작되고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 목사님께서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기도해오셨던 기도의 제목들이 이루어져 가는 모든 과정들, 우리 공동체를 위해 기도로, 물질로 섬겨 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이고 또 그 사랑을 나누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우리는 가장 값지고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고 우리 지체들에게 이야기하며 웃으면,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어 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생활하는 가운데 위로를 주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실명의 아픔과 가족으로 부터 받은 상처, 앞으로의 일에 대한 염려들로 엉크러져 있던 분들에게 하나님께서 에벤엘 공동체라는 소중한 선물을 주셨을 때 그 안에서 받았던 풍성함들이 감사의 열매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열매의 결과로 한 성도님은 재활하여 얻은 수입을 가지고 찾아와 목사님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지난 날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 형제는 안마를 배우는 수련원을 수료하고도 결과가 좋지 않아 일을 할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창업 교육을 통해 배운 새로운 안마 기술로 지금은 일 자리를 얻어 열심히 생활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따스하고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의 선물에 감사드립니다.올 한해 우리에게 심어 주신 비젼들이 조금씩 이루어져 나가게 하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김 정 호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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