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19-01-03 15:46:43 , Hit : 1125 ) 
 나는야 오방색 춤꾼

흰머리 염색을 할 때면 나는
막춤을 추지
무에 춤추고
때론 학춤을 추고

나는야 생의 이파리를 물들이는 바람

먼저 천천히 정중선을 따라가며 추임새를 취하겠지?
이어 백 이어 두 가르마를 나누고 네 갈래 길에 들어
오른손 왼손 박자를 맞추겠지
그러면 내 어깨가 들썩 들썩
한 놀음 시작되지
아이들은 신이 나서 팔랑팔랑 바람개비 돌리고
어른들도 삼삼오오
내 일거수일투족을 관망하지

뜨뜨 미지근 기분은 별로지만 새로 태어날 가늘한 기쁨
걸출한 춤사위는 아래 아래로 흥흥
저 버들의 뿌리와 입 맞추겠지
물관을 타고 새순 틔운 버들은 숲이 되고
그 숲, 서로의 온도가 딱 맞아 떨어졌을 때,
쉿!
십년은 젊어져서
사방오방 어딜 봐도 봄이어서
신이 나서
예뻐져서
꽃발 들고 가는 저 손님
나는야
오방색(五方色)을 그려넣는 춤꾼

- 제 10회 전국장애인문학공모전 금상(이정임-지체장애 5급) 수상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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