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저 사람의 길은 여호와의 눈 앞에 있나니 그가 그 모든 길을 평탄케 하시느니라(잠 5:21) -
대중교통이 발달되기 전에는 먼 거리라도 걷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시민조차 두세개의 버스 정류장을 걷는 것이 흔한 광경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서울 시내에 수백만 대의 자동차가 다니고 있어 남부순환도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순환도로의 기능은 잃어버려 만성 정체도로로 불리운지 오래되었습니다.
2009년 6월 전장연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심부름센터 차량을 에벤엘미션홈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심부름 센터차가 남부순환 도로에서 교통 정체로 꼼작 못해 평소에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가 1시간이나 걸려 통영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놓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승용차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웬만한 거리는 걷는 것을 싫어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운동할 시간은 줄어들고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비만한 사람은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 다이어트라는 단어가 일상 언어가 되었습니다. 건강과 비만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있었으며 비만이 건강에 많은 해를 끼친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비만한 사람이 증가했으면 2011년 10월 덴마크에서는 비만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했을까요?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필자는 지난 9월 23일 금요일 선교회에서 퇴근을 하여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고 하다가 걸어가기로 하였습니다. 그 주는 바쁜 일이 없었는데도 게을러서 운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집은 도보로 20분 걸리는 부담이 없는 거리에 있었고 가끔 걷기도 했었습니다. 걷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임을 알고는 있지만 시각장애인으로 막상 길을 걷는 것은 많은 불편이 따릅니다. 인도를 따라 걷다 보면 인도 위에 장애물이 놓여 있어 부딪쳐서 어려움에 직면한 적이 적지 않습니다.
그 날은 걷기에 좋은 날씨이기도 했습니다. 선교회 사무실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길을 따라 사당 5동 주민 센터를 지나가려고 했었는데 트럭이 후진하여 주차를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필자는 안전하게 보행을 하려고 트럭엔진 소리를 의식하고 약간 몸을 틀어 주민센터 앞 도로를 횡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방향을 잃은 것입니다. 그날은 평소에 다녔던 길이라고 생각하여 의심 없이 걸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자주 다녔기 때문에 의식 중에 제대로 걷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그 전에 느꼈던 길과는 조금 다른듯하여 낙성대 방향인지 묻고 싶었으나 주위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필자는 잘 알고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앞을 향해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분명히 걸었던 길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았습니다. 길은 울퉁불퉁하여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마침 동네 주민이 필자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주민은 아마도 길을 잘못 찾아 가는 것으로 보였던 것 같았습니다. 필자는 낙성대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길이 맞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전혀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낙성대 방향으로 가려면 왔던 길에서 돌아서서 직진하여 가다가 인도 끝에 닿으면 우회전하여 직진하여 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때서야 필자가 서있는 곳이 에벤엘미션홈 위 LG 아파트 근처에서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가려고 했던 방향은 서쪽이었고 필자가 진행했던 방향은 북쪽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곳으로 갔던 것이었습니다. 주민 센터에서 순간적으로 방향을 잃었던 것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했던 것입니다. 비록 아무리 최선을 다해 걸었다 해도 목표점이 잘못 설정되었다면 그 최선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목표점에 도달하려면 일관성 있게 가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끝까지 완주해야 할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인생여정에서 인생의 목표점을 잘 설정하여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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