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전 4:4) -
모든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비록 어려움에 직면할지라도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행복한 삶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만큼 행복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물론 행복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행복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경제발전과 행복지수와의 상관관계는 비교적 적은 것 같습니다.
절대빈곤 국가에서는 경제발전이 곧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경제 발전이 어느 정도 이르게 되면 경제발전이 아닌 빈부의 차이로 행복지수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사회 불안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된 서브모기지의 부실로 인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세계 금융시장을 휘청거리게 하였으며 대부분의 국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서브모기지란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것인데 부동산 가격이 담보 이하로 하회하자 대출자는 대출을 갚지 못해 파산에 이르렀으며, 금융기관은 부실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미연방정부는 2008년 발생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금융회사 등을 살리기 위해 국민 혈세로 모은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금융을 투입했으나, 금융회사들의 직원들은 보너스만으로 수백억 달러를 나눠 갖는 등 돈잔치를 벌였습니다. 미 금융정책으로 금융시장에 안정을 시키는 순기능도 있었지만 부자만이 경제의 혜택을 받는 역기능으로 2011년 뉴욕에서 월가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유럽에 비해 미국이 빈부의 차이가 심한 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실행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2차에 걸친 오일쇼크로 대부분의 나라의 기업은 원가 상승이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때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레이거노믹스라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선보였습니다. 기업들에게 정부가 세금을 낮춰주거나 투자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웠습니다. 그 결과 세계는 주주자본주의가 더욱 발달하기 시작하여 빈부의 차이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주주자본주의에서 기업 경영진이 가장 중시하는 경영지표는 물건을 많이 팔고 순이익을 많이 내는 것뿐만 아니라 주주에 대한 배당이나 시세차익을 확보해주고 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서 주주에게 금전적 혜택을 많이 주는 것입니다. 기업은 실적이 증가해도 기업의 효율을 극대화시키려고 고용을 늘리는 데 인색하며, 실적이 감소하면 손쉽게 노동자를 해고시켜 고용의 불안정을 초래시켰습니다.
주주자본주의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에서는 유럽에서 150년 이상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협동조합을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협동조합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와서 우리사회는 협동조합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2012년 12월의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이 외견상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입니다.
우리 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과 양극화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 하나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어렵습니다.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고 나면, 작은 비지니스로 서로 협동하는 힘을 발휘하게 합니다. 협동조합이 지역 기반의 생태계를 형성하면, 그 세력은 강력합니다. 유럽에서는 협동조합금융(1금융권에 해당하는 협동조합은행과 2금융권인 신용협동조합)의 위세가 대단합니다. 전체 예금은행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기업인 미그로를 보면 이미 거대한 협동조합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그로는 친환경적 제품,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공급하면서 스위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1년에 천억 원이 넘는 돈을 지역사회 문화와 교육에 투자한다고 하니 국민들의 사랑은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적인 대형마트인 까르푸가 오히려 경쟁을 못 버티고 스위스에서 철수를 선언할 정도였습니다. 미그로는 소매업(생협) 뿐 아니라, 은행, 주유소, 여행, 교육, 심지어는 백화점과 법률상담까지 사업 영역을 마구 확장했습니다. 미그로의 문어발 확장은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않습니다. 99%에 해당하는 200만 소비자(미그로)들에게 혜택이 고루 나눠지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협동조합으로는 오렌지 주스로 유명한 선키스트, 키위 브랜드인 제스프리, 스페인 축구 명문인 FC바르셀로나, 세계 4대 언론 통신사 중 하나인 미국의 AP, 프랑스 대형 은행 크레디 아그리콜 등이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려면 조합원의 절박함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이 있어야 하며, 조합원 일인 일표제로 동등한 투표권을 가지게 되어 민주주의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인 동시에 근로자이기도 합니다.
우리사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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