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빌 2:4)
시각장애인 가정은 일반 가정에 비해 열악한 교육 환경에 놓여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일반인과 결혼하는 것이 매우 드물며 대부분 시각장애인과 결혼한다. 일반 가정에 비해 시각장애인의 교육수준은 낮으며 시각의 장애로 자녀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글쓰기, 그림지도 등 시각이 요하는 것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저학년 때부터 부모의 장애로 그 자녀들이 학습에 부적응하게 된다면 고학년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자녀들은 결국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자녀들에게 학습 도움의 손길을 조기에 제공하면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없는 부분은 학습도우미가 학습에 도움을 줌으로써 일반 가정의 자녀들과 같이 교육의 기회를 줄 수가 있게 된다. 학습도우미 프로그램은 그 자녀들이 학교교육에 잘 적응하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01년 송파구에서 살고 있는 초등하교 6학년인 요한이의 아버지가 에벤엘 교회에서 하는 시각장애인 부부의 자녀 학습도우미 프로그램을 알고 도움을 청하였다. 마침 요한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학습도우미 선생님이 살고 있어 요한이를 소개해주었다. 이 선생님은 S대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가능한 요한이가 대학에 진할 때까지라도 계속해서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며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학생을 지도하겠다고 했다. 물론 그 약속은 쉬운 것은 아니다. 학습도우미 선생님들은 아무런 댓가 없이 자원봉사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다른 학습도우미 선생님과 달리 진지하게 약속을 하였다.
요한이는 가정 형편상 사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그 어머니가 가정에서 안마 원을 운영하고 있는 요한이 아빠를 내조해 주어 요한이 교육에 소홀하여 요한이는 공부에 관심이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요한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는데도 영어책을 읽는 것이 벅찼다고 한다. 대부분 시각장애인의 부모를 둔 자녀들은 일반 가정의 자녀들에 비해 열등감이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생긴 것이다. 요한이 역시 위축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이 선생님은 요한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요한이는 마음을 열어 이 선생님에게 거리감을 두지 않고 대하였다고 한다.
이 선생님은 영어, 수학,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도움을 주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요한이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으며 학교 성적 역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요한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이 선생님은 더 이상 가르쳐줄 것이 없어 그 만두고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 가까운 가정을 소개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수개월 동안 찾아보았지만 S대학 근처에서 살고 있는 학습도우미 가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 예은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도움을 줄 선생님이 필요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도 2호선 낙성대 전철역이어서 S대학과 가까웠다.
학습도움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시각장애인 가정을 염두 해 두고 시작했지만 나의 가정이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결코 생각하지는 않았다.
성경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섬기며 서로를 가르치며 서로에게 축복하며 서로에게 헌신하라고 명령한다. 세상은 서로의 도움 속에 살아가는 것이며 발전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명훈 목사 (한국 에벤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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