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호와께서 빈곤한자의 기도를 돌아보시며 그들의 기도를 멸시하지 아니하셨도다 (시 102:17) -
우리나라 속담에 세살 버릇이 여든이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어렸을 때 몸에 배인 습관을 어른이 되어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드물긴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이 바뀐 모습을 보면 어리둥절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바뀔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스스로 바뀌는 것보다 무엇인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바뀐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환경, 교육, 신앙 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벤엘 미션 홈에서 생활을 했던 최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큰 사물만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2학년까지 집근처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대학병원애서 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시신경이 손상되어 더 이상 앞을 볼 수 없어 서울맹학교에 입학했고 어린 시절을 맹학교에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는 뇌종양 수술의 부작용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어 지나친 행동을 하여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는 여선생님을 괴롭혀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맹학교 고등부를 졸업하고 나서 취업이 되지 않아 집으러 돌아가면 부모님에게 부담이 될까 해서 서울 맹학교 전공부 과정에 입학하여 2년 동안 전문대 과정을 공부했으나 최형제를 찾는 회사는 없어 몹시 낙담했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봉천동에 있는 시각장애인 복지관 안마 창업 반에서 재활교육을 받고 나서 다시 취업을 시도해야만 했습니다. 그는 복지관에서 컴퓨터 교육, 안마, 창업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성당이었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봉천동에 위치한 복지관까지 통학할 수가 없어 통학할 기관을 찾다가 에벤엘 미션 홈을 알고 아버지와 함께 에벤엘 선교회 사무실로 찾아온 것입니다. 그는 취업을 못해서 인지 기가 죽었고 자존감이 몹시 낮았습니다.
내가 최형제에 대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 시각장애의 원인은 종양이 시신경을 눌러 시신경이 손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뇌종양 수술의 의료사고로 뇌전증을 겪고 있었으며 후각을 잃어 맛조차 느낄 수 없었습니다. 최형제는 되는 일은 없어 심리적 불안을 겼었습니다.
어느 날 다과를 나누고 있었는데 딱 소리가 들렸습니다. 최형제가 갑자기 뇌전증으로 정신을 잃어 커피 잔을 놓쳤던 것입니다. 내가 그를 위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내색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룹 홈에서 함께 생활을 했던 이형제가 최형제에게 장난스럽게 놀려대자 분을 참지 못한 채 흰지팡이로 자기의 머리를 자해한 것이었습니다. 내 아내는 몹시 놀라 자해 행위를 멈추려고 했지만 멈추지 않아 충격을 받았습니다.
복지관 안내 창업 반에서 재활교육을 받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개월 후 경기도 광주에 있는 리조트에서 헬스키퍼로 취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그의 말투는 자신감이 있었으며 불안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도움을 주셔서 취업을 했다고 하면서 한번 찾아뵙고 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집근처에 있는 수입자동차 지점에서 헬스키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안마를 할 때마다 손님에게 웃음을 지으며 정성껏 안마를 해서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 무기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년마다 직장을 찾아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근무를 해서 좋다는 것입니다.
최형제는 중도시각장애인 상담에 참여하고 있으며 상담에 참여하는 상담사와 내담자에게 커피를 가져와 대접을 하곤 합니다. 힘들게 일한 돈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대접을 한다는 것은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형제를 보면서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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