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2년전이다. 내가 사단법인 다메섹복지회에서 진행하는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카페에 참가한 것이 말이다.
2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눈의 상태가 실명에 시간이 지날수록 가까워지는 진행성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RP)을 앓고 있는 나는 매우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병이 진행이 된 상황에서 간신히 일반기업에 입사하여 정안인 직원들 사이에서 정안인 코스프레하며 업무를 헤쳐나가고 있던 나에게 드디어 정안인 코스프레의 한계가 온 것이었다.
모니터의 글도 보기 쉽지 않아졌고 직장내에서의 행동도 불편해져만 갔다..업무처리 속도도 급속하게 느려졌으며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단지 눈이 좀 나쁜 직원이라는 정안인코스프레를 유지하려는 나의 설명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장벽이 생기고야 만 것이다.
불면의 밤이 지속되었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밤을 지새고 고민에 빠져 살았다. 그 당시에는 40년 넘게 살면서 형성된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지인들에게 내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딱히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넓은마을 게시판에서 보게 된 중도재활상담카페가 나의 인생을 그렇게나 많이 바꾸게 할 줄은 미처 몰랐다.
6월 27일 날씨도 좋은 날이었다. 흑석동에 있는 올리브밥 카페에서 진행한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카페 모임에 참석을 하였고 전명훈 목사님을 비롯한 많은 좋은 분들과 가슴이 후련하게 터지는 이야기를 하였다. 3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몰랐다. 끝나자 마자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는 상황이었다. 기다리던 다음 모임이 진행되고 그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차츰 내가 가지고 있는 장애를 더 이상 숨기고 가두어 놓아 봤자 나의 인생에도 내 가족의 인생에도 그리고 내가 몸담고있는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계속
김태현(다메섹복지회 회원, 시각장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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