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선교와 윤리의 통합으로서 사회봉사
1. 선교적 교회에서 윤리적 교회로
사회봉사는 인간이 겪는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가난과 질병을 비롯한 인간현실의 억압과 불평등을 제거하고 완화하기 위해 인간의 육체적, 물질적, 삶의 필요에 응답하는 윤리적 행위이다. 즉 사회봉사란 이웃이 당하는 고통의 현실을 함께 아파하면서 자비(compassion)와 정의(justice)를 펼치는 윤리적 실천행위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선한 행위를 위해 지음 받은 윤리적 공동체라는 자각과 함께, 교회의 사회봉사도 윤리적 행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사회봉사적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회의 실존을 윤리적 실존으로 이해하는 일이다. 윤리적 실존의식이 결여된 교회는 이웃에 대한 고통의 상황에 진정으로 동참하기보다 전시적인 일과성 행사에 그치거나 사회봉사를 교회성장의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 따라서 봉사적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 자신이 이웃에 대한 열린 태도와 섬김의 품성을 갖추는 "교회의 디아코니아화"가 필수적이다. 사회봉사적 교회관은 곧 교회의 윤리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주류적 흐름은 내면주의와 교회주의를 특징으로 발전되어 왔다. 한국기독교 역사에서 내면주의적 흐름은 부흥운동, 신비주의, 교회 밖의 선교운동(para-church movement)의 형태로 발전되어 오면서 민족사적 과제나 이웃의 고통의 문제를 외면해 왔다. 또한 교회주의적 흐름 역시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 치중하여 교회 밖의 세상에 대한 섬김의 사역에 소홀히 한 것이 사실이다.
이 두 신앙유형은 윤리적 자기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선교적 교회에서 윤리적 교회로의 전이가 필요하다.
대체로 한국교회의 주류적 흐름은 선교적 교회론에 치우쳐왔는데, 특별히 여기서 의미하는 선교 개념은 정의, 해방, 치유가 아닌 복음전도 혹은 구두적 선포로서의 선교, 교회성장으로서의 선교의 측면이 두드러졌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의 선교는 구두적 선교나 복음선포적 선교보다 몸의 선교, 성육신의 선교, 정의의 선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지리적이고 양적인 확대를 의미하는 선교적 교회보다 믿음의 내용을 가시화하는 윤리적 교회로의 전환이 더욱 절실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계속～)
김동춘(백석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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