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민학교 들어갈 때 그 형은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동중학교에 들어갔다. 그 형은 큰아버지의 외아들인데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한집에서 같이 살았다. 우리 집안의 종손이 바로 그 형이었다. 나중에 사촌 형은 당진 경찰서장까지 지내시다가 퇴직 후 돌아가셨다.
서울에 와서 서울중학교에 입학시험을 봤는데 여지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서울에서도 공부를 아주 잘하는 아이들만 가는 그 명문 학교를 시골 촌구석에서 올라온 아이가 감히 들어가려고 했으니 떨어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2차로 지원한 학교가 상왕십리에 있는 성동중학교였다.
당시 우리 집은 창신동에 있었다. 거기서 상왕십리 학교까지 통학했다. 처음에는 동대문을 지나 을지로6가까지 걸어가서 전차를 타기도 했으나 나중엔 걸어서 학교 간 적이 많았다. 사실 걷기에는 아주 적당한 길이었다. 청계천의 영미다리를 건너 신당동 중앙시장 뒷길로 해서 가면 30분이면 학교에 갈 수 있었다. 내가 6년 동안이나 바쁘게 걸어 다닌 그 걸음으로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던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교회에 나갔다. 그 교회가 동대문감리교회다. 동대문에서 북쪽 성곽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동대문교회와 동구여상과 이화대학 부속병원이 있었다. 지금은 성곽 복원으로 다 철거되고 성벽만 존재해서 옛날의 추억이 그립기만 하다. 나의 운명을 바꾸게 한 그 교회, 나는 난생처음으로 교회라는 곳을 간 것이다. 중학교 동창 중에 박한규라는 친구는 나의 삶의 이정표를 바꿔 준 나의 멘토다. 이 친구는 나와 같이 성동중학교, 성동고, 연세대를 같이 다녔고 천국에도 같이 갈 친구 중의 친구이다. 프랑스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학장을 역임해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았다. 이 친구가 나를 교회로 인도했고 하나님의 큰일을 하며 평생 행복한 삶을 살게 하였고 지금도 영락교회에 출석하며 영적으로 교제를 나누며 기도로 교통하고 있다. -계속-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