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다니면서 굴곡진 곳이나 경사가 있는 곳, 약간이라도 높이 차이가 있는 곳이면 모두 말씀을 드리고 주의를 주거나 조심하라고 말씀 드렸어야 했는데 아저씨와 함께 남산과 북촌 한옥 마을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말을 하다가 신나서 여기에 집중 한다고 그런 부분들에 신경을 잘 쓰지 못했다. 그래서 아저씨께서 넘어질 뻔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정말 죄송했다. 세심하게 하나하나 챙겨드렸어야 했는데... 역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아, 이런 부분은 조심해야겠다.’‘아, 이렇게 해야 하는 구나.’하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깨닫게 되어 처음 보다는 길 안내에 능숙해졌던 것 같다.
이번 체험으로 인해 시각 장애인 분들을 대하는데 조금 더 익숙해 졌던 것 같다. 예전에 점자 교육을 받으면서 목사님께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정말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서 시각 장애인 분들에 대한 이해와 에티켓들을 알게 되니 앞으로도 절대 잊지 않을 뿐더러 시각 장애인 분을 길을 가다가 만나더라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서 모르는 척 하지 않고 먼저 말을 걸고 길 안내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남산과 북촌 한옥 마을을 모두 돌고 헤어지기 전,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마무리를 지었는데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나니 피곤하기는 했지만 정말 뿌듯함이 밀려왔다. 같이 걸어 다니면서 아저씨께서는 나에게 새로 친구가 한 명 생긴 것 같아 정말 좋다고 하시면서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내가 특별히 한 일이 없었지만 한 명의 새로운 친구를 얻었고 그 분께 ‘나’라는 존재가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11시부터 시작해서 5시 정도에 끝난 짧은 시간 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된 값진 6시간 이었다.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이번 남산 야외상담이 아니었다면 절대 없었을 것이다. 확실히 실내에서 이론만 배우는 것과 실제로 시각 장애인 분들을 대하는 것은 차이가 있었고 같이 산책을 하며 이야기 했던 이번 경험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이런 기회를 앞두고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거라고, 그래서 꼭 참가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앞으로도 시간이 난다면 시각 장애인 분들을 뵙고 함께 이야기하며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구현정(자원봉사자-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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