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것이 더 필요해
영희네 반 전체가 수학여행 이야기로 들썩인다. 영희는 푸른 바다와 유채꽃이 아름다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다.'무거운 휠체어를 밀어 줄 사람이 있을까?' '목이 마를 때 시원한 물 한잔을 건네 줄 친구는 있을까?' 영희의 마음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불만과 걱정의 소리가 들린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어떻게 수학여행을 가?", "우리가 휠체어 밀어주고, 쟤 심부름해야 하는 거 아니야?" 친구들의 웅성거림에 귀를 막고 싶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 제13조(차별금지) ④항에서는 "교육책임자는 특정 수업이나 실험·실습, 현장견학, 수학여행 등 학습을 포함한 모든 교내외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의 참여를 제한, 배제,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 조항에도 불구하고 영희는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도연이는 안내견 반짝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려고 하다가 "큰 개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면 어떡해?"라는 날카로운 외침을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내가 시각장애인임을 인지하고 그 분을 진정시켜 사건이 마무리 됐다. '장차법' 제19조(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②항에서는 "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보조견 및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동승 또는 반입 및 사용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법으로 안내견이 탈 수 있음을 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법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08년 4월 11일 시행된 '장차법'은 제6장 제50조로 구성돼 있다. 이 법의 목적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을 실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이 제정된 후에도 여전히 장애인들은 영희와 도연이 처럼 직‧간접적인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보호자를 동반했음에도 불구하고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게 하거나, 직접적으로 모욕감을 느끼는 언사를 들어야 하는 경우, 취업에서 불리를 당하는 경우가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위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법을 통해서 인간의 행동을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 있다. '장차법'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원하는 문화가 일상이 되어 '장차법'이 무용지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경신(목포인성학교 교사)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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