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시 103:3) -
살다보면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때 당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상은 예상일뿐 예상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확신해서는 안 됩니다. 2020년 초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견됐을 때 사드처럼 지역적인 전염병으로 잠시 발생되었다가 사라질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현재와 같이 장기간 동안 오래 지속되어 심각한 전염병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지구촌에 창궐하면서 인류의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전염병은 20세기 이후 동안 인류가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19는 일상생활을 비대면 사회로 촉진시키고 있습니다. 비대면 사회가 야기한 것은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열차를 타고 출퇴근할 때 많은 승객이 있으면 과거에는 일상적인 것으로 간주했던 것이 지금은 많은 승객으로 혹시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을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코로나의 전염성과 치사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꼭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비대면 사회를 일상생활화 해야 할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올해 9월에 에벤엘 선교회에서는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세미나를 한국장애인개발원 소교육실에서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장소 대여가 안되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줌으로 세미나를 진행했으나 대면 세미나보다 집중력이 떨어져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회원들은 비대면으로 세미나에 장소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었지만 강사와 참석자들이 직접 만날 수 없다는 한계성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비대면 모임은 아직까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알고 지냈던 권선형 교수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권 교수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줌으로 대학에서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는데 교육의 효과는 낮다고 하면서 하루 빨리 대면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대면 강의는 학교에 출근을 하지 않아 좋긴 하지만 학습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내년에는 대면 강의로 정상적인 수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국의 저명한 의사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 대면수업으로 코로나에 노출되어 감염되는 부작용보다 비대면 수업으로 야기된 부작용이 더 크다고 하면서 어린학생의 경우 대면 수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비대면 수업이 지속될 경우 집에서 고립된 생활로 정서적 불안감, 사회성 부족이 나타나 정서적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은 대면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올해 초부터 상담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사적 모임 규제로 재활상담을 6월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모임을 갖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충원 교수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보건 당국에서 모임을 규제한 것은 사적 모임이지 공적 모임을 규제한 것이 아니며 장애인 모임 장애인과 안내자는 예외 규정이 있다고 하면서 보건복지부 코로나 방역 수칙을 이메일로 보내 왔습니다. 그래서 7월부터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상담을 코로나 방역 수칙을 지키며 뒤늦게 시작을 했습니다. 내담자 김복자님은 올해 에벤엘 선교회 모임에 참가한 것이 처음이라고 하면서 외출하지 못해 답답함을 참기 어려웠다고 하면서 재활상담에 초대해주셔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는 장애인들에게 정신적, 사회적 고립을 가속화했습니다. 평소에도 비장애인에 비해 활동이 적어 사회적 교감이 적었는데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우울, 불안을 느끼는 장애인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에서 시작하여 전염력과 치사율이 높은 코로나 델타 변이가 확산하여 당황하게 하고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빠른 오미크론 새 변이가 지구촌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악관 기자 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력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입원율이 낮고 환자들에 산소가 덜 필요하다는 점으로 미뤄 덜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염 학자들은 바이러스는 오랜기간 동안 지속하기 위해서 감염 속도는 빠르고 치사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만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높으면 숙주가 죽게되어 결국 바이러스도 죽게 되고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종식이 불가능하다면 치사율이라도 낮아졌으면 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것조차 상실 되었을 때 소중함을 알게 한 것처럼 마스크 없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람들과 만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합니다.
- 전명훈(에벤엘 선교회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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