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죽음의 문턱에서 겪어야 했던 시간들
고등학교 3년 동안 나의 허약한 체질로 힘들게 학교 생활을 했다. 수업도중 몸에 마비가 오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고 체육시간, 조회시간은 교실 지키기 일쑤였다. 졸업 후 나의 안식도 잠시뿐 서서히 나의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밤이면 다리의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었고 점점 마비가 심해져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빈혈이 너무 심해 입원하여 정밀검사를 받아야 된다고 했다. 여러 가지 검사 도중 심한 마비와 통증을 호소로 나는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의사 선생님은 살 가망이 없다며 친척들에게 마지막 얼굴이라도 보여주라고 했다. 3일 동안 긴 잠을 잘 동안 나의 생명은 포기 상태였었다.
아빠의 불같은 성격으로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고 앰블런스 안에서 난 머리가 너무 아프다며 엄마를 찾았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3일 뒤 깨어난 나는 다시 정밀검사에 들어갔고 결과는 [만성신부전증말기]라서 복막투석시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루에 네 번씩 약물을 갈아줘야 하는 수술이었다.
수술이라는 단어는 건강한 삶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희망을 주는 마음을 갖게 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수술실로 향하는 마음은 가벼웠다. 하지만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한다는 사실에 또 한 번의 아픔과 절망을 맛보아야 했다.
엄마는 차라리 깨어나지 말고 죽지 살아나서 속 썩인다고 하시면서 병실을 나가셨고 난 참았던 눈물을 쏟아 내고 말았다. 힘들게 믿었던 나의 하나님은 하나도 모자라 나에게 시련을 더하시는지 너무나 원망스러워'이제부터 하나님 안 믿을래요. 기도도 안 할거예요' 라고 속으로 절규했던 모습이 생생하다.
물주머니를 차고 하루에 네번씩 약물을 갈아주어야 하는 생활을 평생 해야 한다는 사실에 벅찬 절망과 한꺼번에 밀려드는 좌절로 힘든 마음을 추스리고 싶다. ~~~~~~~~~~계속
김희랑 집사님(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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