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에벤엘과 관계한지 4달째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에벤엘에서 전화가 왔다. 사랑의 캠프를 하는데 같이 참석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은혜와 은지도 간다는 소릴 듣고 당연히 가야한다며 참석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조금은 ‘내가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 ‘힘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캠프를 가면서도 서먹한 분위기에 스스로 움츠려 들었다.
버스에서 전화로 목소리만 들었던 신 간사님을 만났다. 전화로 생각했던 밝은 모습, 그 이미지 그대로였다. 신 간사님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인원수를 체크하기도 하고 명찰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렇게 왔다갔다하는 사이, 우리는 캠프장에 도착했다.
넓은 집과 깨끗한 시냇물, 수영장과 운동장, 너무나 멋진 시설에 나와 아이들은 감탄사를 내질렀다. 그러나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 멋진 전도사님들, 재미있는 레크레이션들은 우리를 놀라움에서 즐거움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첫째 날이 지나고 둘째 날이 되었다. 우리는 4개의 조로 나눠서 조별대항 게임을 했다. 탑 쌓기. 이글루 만들기 등의 게임을 하면서 서먹서먹하던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또 체험학습을 통해 시각장애인체험과 수화 배우기, 페이스페인팅, 뽑기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 체험에서 나는 어두움을 경험 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불안함과 두려움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 불편함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비장애인과 동일한 생활을 하는 시각장애인 분들이 너무나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마지막 밤을 정리하면서 우리는 조별 장기자랑을 했다. 서로 협동하고 의논하여서 장기자랑을 준비한 덕분인지 모든 조가 너무 잘했다. 노래도 잘하고 율동도 너무 잘했다. 정말 승패를 가리기 힘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밤을 알리는 불이 타올랐다. 드디어 캠프파이어 시간이 시작된 것이었다. 환하게 타오르는 불과 그 안에서 익고있는 감자가 우리의 마음을 더울 설레게 하였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많은 캠프파이들을 체험해 봤지만 이번만큼 멋있는 적은 처음이었다. 소시지와 쥐포를 구워서 맛나게 먹고 본격적으로 바비큐 파티가 시작되었다. 자원봉사자 어머님들이 열심히 구워주시면 우리는 열심히 먹고 입가심으로 감자까지 먹었다. 수박도 먹고 음료수도 무지 많이 먹었다. 정말 포식하는 날이었다.
다음날, 우리는 민속촌에 들렀다가 집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캠프장과 민속촌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우리는 30여분만에 민속촌에 도착해 버렸다. 불과 30분 거리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옛날 집들은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옛날 사람들이 살던 집과 장터들, 그리고 옛날사람들의 모습을 하고 행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마치 다른 세계, 다른 시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정말 즐겁고 뜻깊은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캠프는 끝이 났다. 힘들고 아쉽기도 했지만 즐거웠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나는 시각장애인이란 단어에 깊은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낀 시간들이었다. 정말 이번 캠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모두와 함께하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권하고 싶다. 에벤엘의 “사랑의 캠프”.
- 학습도우미 자원봉사자 장은주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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