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일 3:18) -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찾아올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그들의 심정을 짐작정도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시력을 잃어가며 힘들었던 순간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담활동을 통해서 시력을 잃은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은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공감을 할 수 있고, 그들도 겪어왔던 과정이었기에......
현충원을 한 바퀴 돌면서 장애인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때론 아빠 같고, 오빠 같고 인생선배로서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내가 많이 배우고 얻어가는 시간이었다.
봉사활동을 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도움을 주기 보다는 도움을 오히려 받는 것 같았다. 얘기를 나누던 중에 나는 아직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은 그들을 격리 시킬 수도 있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그들을 이해하는 건 아직 멀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들에게 필요한건 불편한 시설이 아닌, 그들과 우리는 동등하다라는 편견 없는 시선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그런 편견 없는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 볼 때,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어른이 아닌 것은 아닌데, 나도 모르게 어른을 대하는 것이 아닌 어린아이를 대하듯 한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뒤돌아 생각해 보았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이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전은지(자봉학교 자원봉사자, 부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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