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구원과 윤리의 통합으로서 사회봉사
2. 구원과 봉사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이 펼치는 봉사적 행위는 구원의 기초나 근거는 아니지만, 그것은 구원을 증거하는 필수적 요소이다. 봉사적 행위는 구원의 수단은 아니지만 구원의 표식이며 열매이다. 고통당하는 이웃을 돕기 위해 자선과 구조 활동을 펼치는 그리스도인의 선행은 그것이 은총을 증가시키는 부가물은 아니지만 구원을 행위로서 선포하는 필수적인 구성요소인 셈이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신앙'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관계는 분리될 수 없는 동반자적 두 날개임을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그리스도인은 그 자신 안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그의 이웃 안에서 산다고 우리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신앙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사랑으로써 그의 이웃 안에서 산다. 신앙에 의하여 그는 그 자신 이상으로 하나님께 올리어지며, 사랑에 의하여 그 자신 이하로 이웃에게 내려간다. 그러나 그는 항상 하나님과 그의 사랑가운데 머문다.'
따라서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앙과 이웃 안에서의 사랑은 단지 원인과 결과처럼 일종의 선후관계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 가운데 양 날개와 같은 동시적인 요소인 것이다. 신앙과 삶, 하나님사랑과 이웃사랑은 우선순위라기보다 동시적으로 존재해야 할 양면성의 요소임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2.3. 봉사와 구원은 동전의 양면이다: 대속하시는 그리스도는 섬김의 그리스도이다
구원과 봉사의 통전적 관계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사실로부터 규명할 수 있다. 구원과 섬김은 동전의 양면처럼 그리스도 한 분 인격 안에 통합되어 있는 두 측면이다. 다시 말해 '구원자 그리스도는 곧 봉사자 그리스도이다'. '우리를 위해 대속하시는 그리스도는 타자를 위해 존재하시는 섬김의 그리스도이다'라는 정식을 산출할 수 있다. 마가복음 10장 45절의 기독론적 언명 -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 은 이 비밀을 드러내고 있다. 이 기독론적 언명은 그리스도의 자기규정에 관한 두 가지 측면을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섬김의 존재'라는 사실과 '구속의 존재'라는 측면이다.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는 섬김의 존재라는 윤리적 자기규정과 죄인을 위한 속전(ransom)이라는 구원론적 자기규정이 함께 통합되어 있다.
(다음호에 계속 ~~~)
김동춘(백석대학교 교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