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느, 드, 르, 므, 브, 스'
아무런 감각이 없을것 같은 거친 손가락으로 가, 나, 다, 라를 그들의 방식으로 한자 한자 점자 공부를 하는 소리다.
지난 2006년 중국에서 선교하시는 하 선교사님이란 분으로부터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있어 여러 의논 끝에 8월 11일 금요일부터 23일 수요일까지 중국 심양의 한 선교지를 방문하게 되었다. 준비하는 기간은 짧았고 분주했지만, 우리는 기도할 때 마다 더 큰 비전을 갖고 주님의 사랑을 품고 갈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그러나, 준비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안내자였다. 그 이유는 그곳에 혼자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지체 장애인 고경선 전도사님을 통해 나의 안내를 부탁드렸고 그분 역시 쾌히 승낙 해주었다.
우리는 약간의 생필품과 함께 같이 공부할 약간의 교재와 찬송가를 준비하여 안내를 맡은 고 전도사님과 중국에서 선교하시는 하 선교사님과 함께 인천에 있는 연안부두 제1터미널 선착장으로 향했다. 연안부두까지 가는 차량은 N.S.M이라는 선교회에서 도와주셔서 우리는 그 분들이 제공해주신 차를 타고 안전하게 또, 편안하게 선착장까지 갈수 있었다. 우리는 이곳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가고 오는 길 모두를 차량으로 봉사해 주신 N.S.M 선교회에 감사했다.
우리는 11시 반경에 진양도로가는 진인해온 소속의 배에 올랐고, 배에 짐을 푼 다음 점심을 먹고 난 약 1시 30분경 배가 서서히 진양 도를 향해 출발하여 다음날 12시경 진양 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한 시간이 늦다. 우리는 선착장을 나섰을 때 우리를 마중 나올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 선생님이란 분의 영접을 받고 깜짝 놀랐다. 아마도 하 선교사님께서 미리 연락을 해 놓으신 모양이다. 우리는 이 선생님과의 간단한 반가움의 인사를 나눈 다음 택시를 타고 이 선생님의 숙소로 갔다. 이 선생님도 이곳에서 선교를 하시는 선교사님인 모양이다. 이 선생님께서 우리를 위해 점심 식사와 심양까지 갈 버스 편을 구해 놓으셨다. 우리는 그곳에서 푸짐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심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나갔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지만, 전혀 토요일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드디어 다섯 시간에 걸친 긴 여행 끝에 심양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조선족 형제가 택시를 타고 터미널까지 마중을 나와 주었고 우리는 그 형제가 타고 온 택시를 타고 얼마간 이동하자 우리가 머물 선교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은 삼성에서 지은 레미안 아파트였다. 사업을 하는 한족 사업가가 얻어 주었다고 한다. 그곳에는 여러분의 선교사님들과 조선족 형제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일반인들이다. 한국에서 우리 이외에도 다른 손님들이 몇 분 더 계셨다. 점자 교육은 월요일에 시작되고 점자를 배울 시각장애인들은 월요일에나 이곳으로 온다고 알려 주셨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늦은 시간이었으므로 저녁 식사를 끝낸 우리는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하루를 정리하며 그곳에서의 첫날을 마쳤다.
다음날은 주일이었다. 그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는 하루였다. 예배는 하루 세 번 드렸다. 점자 교육이 시작되는 월요일이 왔다. 그날 그곳에서 생활하던 분들은 다른 사역들로 며칠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하 선교사님이 마중을 나가셨다. 어떤 분들일까 궁금한 마음도 잠시, 하얼빈에서, 심양에서 그 밖의 여러 곳에서 시각장애인 4 명이 모였다. 그분들은 모두가 60, 70대 어르신들이었다. 난감했다. 이 어르신들을 어떻게 지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까지 온 이상 물러설 수는 없었다. 드디어, 여는 예배와 함께 4박 5일간의 점자 교육이 시작 되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필기도구를 확인한 순간, 참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열악한 필기도구, 점자 종이를 구하기가 어려워 담배를 넣는 상자를 펴서 그것으로 점자를 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시각장애인 어른들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그때도 점자 종이가 귀했기 때문에 종이를 아끼느라 종이를 물에 빨아 말려서 쓰거나 달력을 오려서 점자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도 어릴 때에 달력이나 잡지를 오려 점자를 썼던 기억이 난다.
(계~~속)
김정호(편집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