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신 이도 여호와시오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욥 1:21) -
지난 6월 3일 대전에 있는 경하 온천 호텔에서 전국장애인선교연합회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여러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창립 총회부터 창립발기인으로 참여한 이 전장연모임은 제가 가장 애착이 가는 모임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내가 속한 교단이 장애인선교에 대해 관심이 없어 과연 이 모임이 지속 가능할까 생각했지만 그로부터 20여 년 동안 모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5월 30일에는 내가 졸업을 했던 총신대학교에서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박사인 이재서 박사님이 총장으로 취임하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전장연을 창립했을 때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재서 총장님은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인연이 있어 더욱 기뻤습니다. 전국장애인선교연합회 회원은 전국 각지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며 장애인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와 일반 목회를 하고 있는 장애인 목회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달 전에 제주에서 선교대회를 마치고 나서 다시 만나서 인지 무척 반가웠습니다.
그 자리에서 오랜만에 신현국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10여년 전 목사님은 전장연 회장을 맡고 나는 부회장으로 전국장애인선교연합회를 섬겼습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신 목사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신 목사님은 80세이었지만 그 나이답지 않게 열심히 장애인 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 목사님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서 발달장애 20여 명이 생활하고 있는 베다니 동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베다니 동산을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개인복지시설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정부에서 사회복지법인으로 전환할 기회를 줄 테니 전환하라는 제의가 왔다는 것입니다. 수년전만 해도 사회복지법인으로 허가 받으려면 적지 않은 기본재산을 출연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출연금액을 완화시켜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신 목사님은 자신이 운영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해서 계속해서 베다니 동산을 잘 운영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며 나에게 사회복지법인으로 전환하는 베다니 동산의 법인을 맡아 운영을 해보는 게 어떠냐며 제안을 해 왔습니다. 물론 사회복지법으로 전환하는 기본재산을 출연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대답하지 않고 시간을 달라고 했고 기도하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베다니 동산을 찾아가서 장애인 시설 현황을 알고 싶어 아는 지인들과 함께 베다니 동산을 방문하기로 신 목사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방문 당일 아침 신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비가 내리기도 하고 날씨가 궂으니 다음 기회에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지인들과 일주일전에 약속을 했기 때문에 방문날짜를 미룰 수 없어 오늘 방문하겠다고 하고 출발하였습니다.
우리 일행은 6월 18일 오후 경강선 곤지암 역에 도착했고 신 목사님은 우리 일행을 마중 나왔습니다. 우리는 승용차를 타고 10여분 지나 베다니 동산에 도착했습니다. 베다니 동산은 대지 220평에 두 개의 건물로 발달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생활시설이었습니다. 우리는 안내를 받아 응접실로 들어가서 신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며 신 목사님이 베다니 동산을 운영하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 사역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 목사님은 명문사립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갑작스럽게 아버님이 소천하자 일제강점기 때부터 동대문에서 포목사업을 했던 부친의 사업을 인수 받아 초기에는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큰 돈을 만지자 흥청망청 돈을 썼고, 그 사업이 사양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사업은 어려워져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다섯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두명의 쌍둥이는 뇌성마비 미숙아로 태어나 그 당시 인큐베이터를 이용해야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나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살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지인의 전도로 가까운 교회를 출석했지만 무늬만 신자였다고 했습니다. 쌍둥이 자매는 조산하여 몸이 약해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했습니다. 쌍둥이를 낫게 하려고 유명한 목회자가 사역하고 있는 기도원에서 은혜를 받고 소명을 발견하고 나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였답니다. 성북중앙교회에서 부목사를 마치고 자양동에서 개척하여 10여 년동안 일반 목회를 하다가 남은 인생을 장애인사역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교회를 사임하고 성남에서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20여 년 전만해도 장애인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장애인을 수용할 만한 데가 없었다고 합니다. 장애인 시설을 2년 동안 운영하다가 많은 장애인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바람에 생활시설이 부족하여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어지자 곤지암으로 이전을 했는데 장애인들이 생활하려면 도시보다 자연과 어울려 생활하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어 나을 거 같았다고 합니다. 신 목사님은 하나님이 자신을 권하기 위해 채찍을 치셨으나 깨닫지 못했고 징계를 받고서야 비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나의 선교사역을 돌아보아도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일을 이루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조차 우리를 통해 하나님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 전명훈 목사 (에벤엘 선교회 대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