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말하되 이 집이 평안 할지어다 하라. (눅10:5)
돈암동에서 잠시 신혼생활을 하고 낙성대로 이사 온지 10년 만에 약 50미터 떨어진 나즈막한 산 밑으로 이사했습니다. 비록 경사는 졌지만 걸을 만했습니다. 지인들에게 산 밑으로 이사 갔다고 하면 대체로 형편이 안됐다는 말투로 “그렇게 불편한 데서 어떻게 살아요” 말합니다. 그러면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걸어서 2호선 낙성대 지하철역까지 삼분밖에 걸리지 않아요. 대답하면 “그런 곳이 있어요” 라고 말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수천 평 되는 산을 끼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산은 서울시 땅입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새들이 아침마다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이만큼 해택을 받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2004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날 아침 일직 일어나 집 뒤편에 오르려하는데 무뚝뚝한 말투로 “산에 오르지 마세요“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발걸음을 멈추고 소리 나는 방향으로 뒤를 돌아보니 그 사람은 자신을 산지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옆 집 사는 이웃이었습니다. 그는 내가 새로이 이사 온 것을 모르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산을 자신이 관리한다고 하면서 집에서 돌아 나와서 등산로로 올라가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새로 이사 온 이웃이라고 소개를 하였더니 그제 서야 우리를 이해하였습니다.
1992년에 ㅅ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을 하고 있었을 때 단기 선교사역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버클리한인침례교회에 출석했던 UC 버클리대 학생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김포공항에 도착하자 대체로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워 무섭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이 마주 쳐도 미소를 짓지 않은지 이해가 안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고국에 간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왔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만 마주쳐도 기뻤을 것입니다. 공항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는 것으로만 해도 동질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미국인과 달리 한국인은 눈이 마주쳐도 미소를 짓지
않은지 이해가 안간 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경직된 문화에서 오랜 동안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모르게 낯선 사람을 만나면 미소를 지으면 혹시 어딘가 모르게 실없는 사람으로 여겨질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낯선 사람을 만나면 어색하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뉴질랜드 퀸스타운에서 잠시 머물고 있었는데 아침 일직 일어나 한적한 호수 주위를 걷고 있었습니다. 멀지 감치에서 낯선 사람이 우리를 향하여 “Hi"라고 아침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엉겁결에 ”hi“라고 화답을 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어색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낯선 사람일지라도 아침에 만나면 으례히 인사하듯 했을 것입니다. 아침에 일직 일어나 낯선 사람일지라도 인사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우면 대체로 아침에 일어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매일 밤마다 임종을 당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하루의 시작인가 그것도 함께 살아
가야할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 아침 인사를 하는 것이야 말로 생명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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