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둔 엄마가 아스라이 잊혀져 가는 12~13년 전의 과거를 더듬으며 초등학생의 학습도우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어쩌면 어불성설일까… 지난 5월 에벤엘 선교회 전명훈 목사님 말씀에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이 출발하여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60년대에 교육을 받아 80년대에 두 자녀를 키운 엄마가 세기가 바뀐 21세기에 초등 학생을 교육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아이를 만날 때마다 느낀다.
엄마의 얼굴조차 모르고 시각장애인 아버지의 손과 발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 천사 같은 아이,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어른이 되어 앞이 보이지 않아 여행을 못하시는 아빠를 위해 택시기사가 되어서 아빠를 태워주겠다던 아름다운 마음을 소유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 글을 다 깨우치지 못해 책을 자유롭게 읽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한글을 가르치며 새삼 국어의 어려움을 느끼며, 낱말 카드를 작성하여 쉬운 단어부터 깨우치게 하는 수업을 했다. ‘아’ 와 ‘어’ 그리고 ‘이’ 등을 혼돈하며 거기에 받침까지 들어가면 너무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정말 쉽지 않은 교정수업을 반복적으로 진행했다. 글을 읽지 못하니 이해력이 부족하여 수학 등 다른 과목도 수업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받아쓰기는 0점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학교 수업조차 3~4명 모아 놓은 특수반에서 진행한다는 말을 들을 때에는 정말이지 마음이 아팠다.
얼마 전 중학생 중에 글을 모르는 아이가 몇 만이 넘는다는 기사를 보면서 교육이 사각지대가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너와 내가 함께 하는 밀어주고 당겨주며 같이 가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남의 자녀를 내 자녀처럼 바라보고 키웠다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조금은 산만하고 수업에 지장이 있다. 하더라도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 토요일 오후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아쉬움은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아이를 바라보며 보람을 느끼는 봉사라 생각한다. 아이와의 많은 대화, 생활 속에서의 교육, 현장학습을 통한 교육 등 함께 하지 못하기에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읽기 싫어하던 책을 읽으며 받아쓰기 또한 점수를 받을 수 있게 진보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한지..... 지금은 선생님의 배려로 자기 반에서 친구들과 수업도 함께 받고 있다니 참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김 경 숙 (학습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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