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25만 명 이상인 시각장애인 중 90%는 중도시각장애인, 즉 사고나 질병 등으로 갑자기 시각을 잃게 된 사람들이다. 선천성 시각장애인보다 깊은 충격과 상처를 받는 중도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재활상담카페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에벤엘선교회 전명훈 목사(한서노회)는 지난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재활상담카페를 열고 중도시각장애인들의 마음을 치료하고 있다.
전명훈 목사는 “중도시각장애인들은 실명 뒤 홀로 자포자기의 심정을 가져 재활까지 이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실명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재활을 시작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가 이 사역을 시작한 것은 그 역시 중도시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실명한 뒤 절망 속에 있던 전목사는 우연히 <낮은 데로 임하소서> 주인공 안요한 목사를 만나 새 소망을 얻었고, 목사가 되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다.
흑석동 카페 ‘올리브밥’에서 열리는 재활상담은 전 목사와 역시 시각장애인인 전문상담사 3명이 맡고 있다. 카페에서 식사를 하며 진행되는 상담은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라는 장점이 있다. 상담사들은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본인의 삶도 나누며 교감과 공감의 시간을 가진다. 특히 시각장애인이지만 어엿한 상담사로 살아가는 모습은 내담자들에게 큰 용기와 자신감을 준다.
전명훈 목사는 “실명한지 3년이 지나도록 집에만 있었던 내담자가 상담을 통해 재활을 시작하는 등 변화가 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단순 상담이 아니라 멘토를 만나게 하고 재활센터와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중도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센터를 세우는 꿈을 꾸고 있다. 그들에게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것을 알리고 가슴 속에 새로운 꿈을 심어주기 위해 있어야 할 곳이다. 이를 위해 5,000명의 후원자가 매달 2,000원을 5년간 후원하는 5․2․5 운동을 시작했다.
“센터는 중도시각장애인들이 재활과 자립을 하고 신앙을 키워 나가는 곳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고 마음의 문을 여는 곳, 그 가족까지도 품는 곳, 전문 상담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센터가 세워질 수 있도록 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기독신문 박용미 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