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학습 도우미 장수정 입니다. 소희, 다희를 가르치기 시작하고서는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좀 더 일찍 글을 올렸어야 하는 건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소희, 다희는 자매구요, 소희는 초등학교 2학년인데 발끝으로만 걸을 수 있어 잘 뛰지를 못해요. 지금 국어 읽기를 가르쳐 주고 있고, 다희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학교3학년이고 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소희는 똘똘이 스머프 같은 아이 에요. 무척 말도 또박또박 잘하고 호기심도 많고, 깔깔대며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 소녀랍니다. 처음에 소희와 함께 수학을 시작했는데요, 소희가 싫어하는 과목인 수학을 같이 공부하려니 소희도 힘들고 짜증을 내고 덩달아 저도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상의 후에 소희가 좋아하는 과목인 국어를 하고 있는데요, 소희는 둘이서 소꿉놀이하듯이 책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제가 다정다감하고 아이들과 장난을 잘 치는 성격도 아니라 단순히 책읽기만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소희에게 무엇인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득이 되는 것이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니인 다희는 앞으로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 국문학과를 가고 싶어한답니다. 영어는 대학진학에 필수적이라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나이 때에 그랬듯이 궁금한 것도 많고 감수성도 무척 예민한 것 같습니다. 영어 수업 외에도 어찌나 궁금한 것이 많은지... 끝도 없는 질문에 대답하다보면 어느새 수업시간은 길어지지만, 그래도 스스로에 대해 정리도 하게 되고 원래 말로 노는 것을 좋아해서 수다 반 공부 반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은 회화를 위해서 ebs 교재를 쓰고, 단어를 풍부하게 알기 위해 우선순위 영 단어, 영 숙어집을 외워오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다희가 좀 약한 부분인 문법에 비중을 두어 기초부터 공부해 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아직 대학생이라 중간고사 기간에는 과외를 가지 않았었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공짜로 휴일이 하루 더 생긴 듯한 기분이었답니다. 사실 제 마음을 닦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일주일에 하루 반나절을 남을 위해 쓴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 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짧으나마 도우미를 하면서 느낀 것은 제가 좀 덜 소심해졌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사람들을 대할 때도 조그마한 티끌에도 울고 웃던 속이 요~만~했던 제가 조금은 더 넉넉하게 사람들을 대하게 된 것 같습니다. 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차차 알게 되겠지요. 학습 도우미가 혹시 성격개조를 위한 것인가요? 아무튼 저는 아이들의 학습도우미이지만, 아이들은 저의 인생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쩝쩝 조금 목소리에 무게를 두어, 여러분은 왜 이 일을 하시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봉사는 불평등입니다. 그런데 왜 할까요? 이에는 이라는 말도 있고 give & take 라는 말도 있습니다. 자신이 받은 것에 대해서만 보답하고 자신이 받을 것에 대해서만 주게 되는 것이 사실 공평한 것이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댓 가 없이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이랍니다. 여러분, 우리는 사회에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불평등 조장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공짜로 뭔가를 받으면 마음에 뜨뜨 미지근하게 걸리는 것이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알고 있기에, 공짜를 많이 주는 세상이 차가운 마음을 뜨뜨 미지근한 것으로 알게 모르게 녹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뜨끈해진 마음이 넘쳐흘러 자신도 모르게 공짜를 주고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공짜를 주시는 학습 도우미 여러분 정말 존경합니다. 글을 읽어보니 정성을 쏟아 가르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고개가 숙여집니다. 여러분의 뜨끈한 마음이 전해져 올 때마다 초보 학습 도우미인 제가 더욱 힘을 얻어 오래 이러한 일을 하시는 분들 컨닝 해서 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모든 학습 도우미 여러분, 화이팅~!!
장수정 (학습도우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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