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잠 3: 27) -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는 많은 선교사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선교사들이 낯선 이국에서 적응하며 산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예수님이 인류를 위해 희생했던 뜻을 순종하기 위해, 지금도 선교사들은 세계 각처에서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선교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희생할 수 있는 것은, 앞서서 희생한 선교사들의 본보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서양 의료선교는 미국 선교사 알렌에 의해 125년 전에 한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알렌은 의사이며 선교사였지만 알렌이 부임할 때, 한국에서는 선교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렌은 공식적으로는 미국 공사관 의사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구한말 격동기의 큰 사건이던 갑신정변 때 온몸에 자상을 입어 피투성이가 된 명성황후의 친정 조카 민영익을 알렌이 치료하여 살려냈고, 그 인연으로 민영익뿐만 아니라 고종과 왕비의 높은 신뢰를 얻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1885년에 “제중원을 설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알렌은 제중원 1대 원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제중원은 이후 1894년 북장로회 선교부로 넘어가 미국의 세브란스씨의 기부금을 받아 1904년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제중원 2대 원장이었던 헤론은 1856년 영국에서 태어나 청소년기에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곳 테네시 주의 멜리빌 대학을 나와 4년간 교직에 몸담았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소원이었던 의사가 되기 위해 테네시 의과 대학에 입학해 늘 우수한 성적을 냈고, 1883년 졸업 시험에서 수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졸업 후, 테니시에서 1년 반 정도 개업의로 일했고, 뉴욕 의과 대학에서 1년간 수련을 받았습니다.
뉴욕에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블랙웰 아일랜드 병원에 자리를 얻었는데, 이 시기 모교에서 교수직을 제의했으나 의료 선교사가 되기 위해 거절했습니다.
1884년 4월, 헤론은 미국 북장로회로부터 조선에 파견될 최초의 선교사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그는 일본으로 들어가 이수정을 만나 조선말을 배우고 풍속을 익히고, 같은 해 6월 20일 다른 선교사들과 함께 조선 제물포(지금의 인천)에 도착하였습니다.
1887년 9월 앨런이 외교관으로 직업을 바꿔 미국에 들어갔고, 헤론은 2대 제중원 원장을 취임하였습니다. 헤론은 원장 취임 이후 몸을 사리지 않고 오직 병원 일에만 매달렸습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1대 원장 이었던 알렌 때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한국에 온 지 5년 후인 1890년 여름에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있을 때, 다른 선교사들은 남한산성 휴양지에서 쉬고 있었지만, 그는 폭염 속에서도 서울까지 먼 거리를 드나들면서 환자들을 치료해 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더위와 과로에 지쳐 결국 자신도 이질에 걸려 3주간을 앓다가 7월 16일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젊은 아내와 두 딸을 남겨 놓고 34세 나이에 순교함으로써 그의 짧은 생을 선교지 한국에서 마쳤습니다.
그의 시신은 서울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에 최초로 묻혀있습니다.
1890년 7월 26일, 머나먼 이국땅에서 조선 사람을 뜨겁게 사랑했던 헤론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습니다.
알버트 슈바이처(Albert Schweizer)는 "섬기는 법을 배운 사람만이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물질의 풍요는 누리지만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작은 섬김의 불씨에서 시작됩니다.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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