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저 사람의 길은 여호와의 눈 앞에 있나니 그가 그 모든 길을 평탄케 하시느니라 (잠 5:21) -
1996년 5월쯤이었습니다. 에벤엘선교회에서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카이로프라틱교육을 실시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교육수강생을 모집했는데 필자가 잘 알고 지냈던 ㄱ 형제가 맹학교 후배 ㄱ 형제를 소개했습니다. ㄱ 형제는 맹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대전에서 안마사로 일하다가 직장 사정으로 안마를 그만 두고 충북 영동에 있는 집에 잠시 머물고 있었습니다. ㄱ 형제는 집에 있는 것이 답답하기도 하고 가족에게 부담이 되어 카이로프라틱을 배우려고 서울에 올라와 에벤엘 미션홈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에벤엘 가족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 당시 반지하를 얻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ㄱ 형제는 어머니의 안내를 받아 에벤엘 미션홈에 입소했습니다. ㄱ 형제의 어머니는 실망을 했던지 충북 영동에 내려가서 ㄱ형제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내려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반지하에서 생활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ㄱ 형제는 왠지 미션홈이 낯익은 집처럼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그는 미션홈에서 의정부에서 온 ㅂ 형제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ㅂ 형제는 필자가 새빛맹인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고 있었을 때 잘 알고 지냈습니다. 비록 미션홈은 좁았지만 두 형제는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친 형제처럼 서로 의지하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ㄱ 형제는 차분한 성격으로 가스펠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종종 시각장애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절대음감이 있었습니다. 맹학교 고등부 2학년 때 종교부장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ㄱ 형제가 신앙적으로 성숙해야겠지만 성품으로 보아 찬양사역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미션홈에서 생활한지 수개월이 지나 ㄱ 형제에게 신학교 입학을 권했습니다. ㄱ형제는 선뜩 대답하지는 않았으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신학교에 진학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목회자가 되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되는 것이지만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기 때문입니다. ㄱ 형제는 신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으며 1997년에 신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ㄱ 형제의 가정은 예수님을 믿는 가정은 아니었지만 입학금을 부모님이 도와 주셨습니다. ㄱ 형제는 계속해서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ㄱ 형제에게 남산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ㅎ 교회를 소개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ㅎ 맹인교회 ㅇ 집사의 도움으로 방학이 되면 안마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워 등록금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가 ㄱ 형제에게 신학교 입학을 권할 때 등록금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ㄱ 형제도 필자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이성으로 보면 이해가 안되었을 것입니다. 학교에 들어가겠다는 사람이 등록금도 마련하지 않고 공부를 권했으니 말도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준비하지 않았던 것조차도 ㅇ 집사를 통해 해결하게 해주셨습니다. 자신이 결정하여 신학교에 들어가서도 흔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ㄱ 형제는 필자의 권유로 신학교에 입학했으니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을 것입니다.
신학교 4학년이 되자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소명은 약해지고 교회에서 목회자로 사역할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신학교를 휴학하고 등촌동에 있는 친형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2년 정도 휴학하고 있었을 때 미국 한인교외에서 ㅎ맹인 교회에 신학교 학생을 위해 장학금을 보내왔던 것입니다. ㅎ 맹인교회 ㅂ 목사님이 휴학하고 있던 ㄱ 형제에게 장학금을 추천했던 것입니다. ㄱ 형제는 신학교 복학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교회 장학금이 계기가 되어 신학교에 복학할 수 있었습니다. ㄱ 형제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깨닫고 복학하여 신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필자는 2004년 ㄱ 형제가 앞으로 ㄱ교회 사역을 하려면 키타를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ㄱ 형제를 이수역에 있는 키타학원에 보냈는데 학원 선생은 처음에는 당황했다고 합니다. 학원 선생은 시각장애인을 가르쳐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ㄱ 형제가 음악성이 좋고 소파에서 키타를 안고 잘 정도로 열심히 복습을 하여 3개월만에 반주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학원선생은 무척 놀랬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때를 따라 적절하게 역사하고 계셨습니다.
ㄱ 형제는 소명을 확신하고 1년 동안 혼심을 다해 에벤엘 미션홈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2005년 장로회 신학대학원 목회연구원 과정에 합격을 했던 것입니다.
에벤엘선교회 출신으로 첫 목회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필자는 에벤엘선교회가 ㄱ 형제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입학금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입학금을 지원했습니다. 물론 선교의 재정으로는 부담이 되었지만 보람된 것이었습니다.
ㄱ 형제는 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 에벤엘선교회에서 부교역자와 에벤엘중창단을 이끌었습니다.
ㄱ 형제는 에벤엘 선교사역과 함께 2008년 가을부터 안산제일교회에서 소망부를 도왔습니다. ㄱ 형제는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맡은 일을 잘 담당했습니다.ㄱ 형제는 기도했던 시각장애인 부서를 맡게 되었으며, 실로암부가 안산제일교회에서 2011년 4월에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ㄱ 형제는 신학교에 입학한지 14년만에 가을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걸어 온 시간은 길고 때로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이 ㄱ 형제에게 말할 수 없는 은혜를 주심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ㄱ 형제는 앞으로 목회사역에 고된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기억한다면 기대한 것 이상의 일들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ㄱ 형제는 미션홈에 왔을 때 키타를 배우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어 키타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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