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구원과 윤리의 통합으로서 사회봉사
교회의 사회봉사를 위한 신학적 근거작업에서 필수적인 문제는 “구원과 봉사”혹은 “구원과 복지”의 문제이다. 이는 곧 교리와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리와 무관한 윤리는 존재할 수 업삳. 모든 교리는 윤리적 행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인간의 물질적, 육체적, 삶의 총제적 관계의 상태를 말하는 ‘복지’가 그리스도교의 ‘구원’ 과 긴밀한 상관성이 있다면, 교회가 추구하는 모든 구원과업에 사회복지적 사역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웃을 향한 선한 행위로서 “봉사적 삶”이 은총으로 얻는 “구원”과 무관하지 않다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사회봉사적 삶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런 전제아래 구원과 복지, 구원과 봉사의 문제를 통전적인 맥락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구원과 복지
1.1 이원론적 구원관에서 통전적 구원관으로
일반적으로 복지는 인간의 지상적이고 물질적인, 그리고 육체적 행복을 제공한다. 반면 기독교의 구원은 인간의 영원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며 영혼의 구제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상 기독교의 구원관은 대체로 영혼구원에 집중하여 왔다. 이 구원관에 기초하여 너무나 자주“영원한 구원이 일시적 복지보다 훨씬 중요하다”라고 말하거나, “복음화 되지 못한 영혼이 영원한 처벌을 받게 된다면, 복음전도를 통한 영혼구원이 교회의 최우선적인 관심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기독교 구원관은 영육 이원론적 사고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관점에 서 있는 교회는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영적 필요이지 육신적, 물질적, 세속적, 필요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교회의 과제는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일이지 인간의 행복이나 사회의 구조개선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화, 사회정의, 인권, 경제적 빈곤 등은 현세적, 잠정적 필요이므로 구원이란 초월적이고 영원한 필요, 하늘에 속한 영혼의 필요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일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구원관을 신봉하게 된다면 현세적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복지활동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원론적 구원관의 실체를 파악하여 그 오류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원론적 구원관에 따르면, 구원은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이며, 영적이면서 육체적인 차원을 포괄하는 총체적 실재가 아니라 타락한 세상으로부터 인간 영혼의 피안적 세계로의 돌입이다. 이러한 영원한 구원과 현재적 복지를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고는 물질적 현상계를 열등하며 후차적인 대상으로 간주하고 이 현실세계 너머의 초월의 영역을 궁극적인 것으로 보려 한 기독교화된 플라톤주의'(christianized platonism)의 유산이다. 여기에 구원과 복지는 오히려 대립적 실재로 이해된다. 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이 세속적인 문제와 무관한 영원과 초월에 연관된 것이기만 하다면, 현세적 인간의 복지는 구원과 전혀 무관한 것이 되고 만다.
그러나 통전적인 구원관에 따르면 죄가 개인적이고 사회구조적인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가져오는 구원 역시 개인적이면서 사회적 차원을 함축한다.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시는 구원은 영혼과 몸의 구원, 인류와 신음하는 피조물의 구원이다(롬8:19). 예수는 죄의 권세로부터 전 피조질서를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따라서 구원은 죄의 용서와 성령의 중생케 하는 활동뿐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제도의 개조를 통한 사회정의의 증진과도 관계된다." 이제 구원은 죄사함, 중생, 칭의로 특징짓는 인격 내면의 구원이 아니라 인간 삶의 전 차원을 포괄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동춘(백석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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