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입니다. 비록 무의식적인 행동일지라도 내면에 담아있는 것이 표현되는 것이지 아무런 이유 없이 표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 사회, 가정에서 문제가 발생될 때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미봉책일 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할 때 비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영토분쟁의 원인은 로마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D. 70년 로마의 디도 장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훼파됨으로서 이스라엘 백성은 세계 각 지역으로 흩어져 나라 없이 오랜 유랑생활을 했습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이스라엘은 서방국가의 도움으로 팔레스타인지역의 영토를 다시 찾아가면서 영토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영토분쟁은 미국과 서방국가는 이스라엘을 지지하였고 주변 아랍국가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면서 아직까지 분쟁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종식되지 못한 것은 본질적인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선한 행동을 보여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마음이 항상 변화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선한 행동을 할 때 실망하기도 합니다. 과연 계속해서 해야만 하는지 회의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수 년 전에 강남에 있는 난타전용극장에서 시각장애인 가족과 IBM 사원 40여명이 난타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관람료, 식사를 IBM에서 모두 후원했습니다. 아마도 경비는 수 백 만원이 소요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가족 모두가 그 친절에 반응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필자가 밥을 먹고 있었던 옆 자리에 앉은 IBM 사원이 실망한 투로 필자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분은 난타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데리고 온 시각장애인 여성을 안내하기로 했었는데 안내견을 가리켜 애완견으로 불렀다고 벌컥 화를 냈다는 것입니다. 그 자원봉사자는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그 시각장애인 여성은 시간이 지나면 그 친절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그렇게 만만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각장애인 가정들은 경제적 부담과 정보의 제약으로 공연관람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에벤엘선교회에서는 2001년부터 시각장애인자녀를 위한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현장학습으로 어린아이들이 색다른 체험을 통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생깁니다. 현장학습에 참여했던 고은하 어린이는 “저희에게 꿈을 주어서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조만간에 누군가는 왜 우리가 친절했는지 궁금해 할 것이고,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서 말해 줄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가 있으면 선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회가 자주 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2006년 봄에 실로암 복지관에 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ㅇ 소장을 만났습니다. ㅇ 소장을 처음 만난 것은 잠실에 있었던 연합세계선교회(UWM)에서 였습니다. 필자는 대학 1학년 재학 중 실명하고 지인의 소개로 방학이 되면 연합세계선교회에서 미국인 클레이그 사모의 지도로 영어회화를 ㅇ 소장과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실명했으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미국에 유학을 하여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한국에 귀국하여 시각장인인용 음성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공헌을 했습니다.
ㅇ 소장은 너무 오랜만이어서 필자에게 저녁시사를 사겠다는 것입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필자가 다음에 식사를 사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실로암 복지관에 갈 기회는 있었지만 ㅇ 소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식사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영원히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ㅇ 소장이 소천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퇴근 후 시각장애인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복지관 지하에 있는 실내 체력 달련실에서 운동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소천한 것입니다. 너무 안타가운 일이었습니다.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회를 놓지지 말고 선한 일을 해야 합니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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