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5:16) -
우리나라 국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야구인 것 같습니다. 2015년에는 야국 관객이 사상 최고의 기록을 갱신할 것이라는 뉴스가 들리고 있습니다.
야구가 시각장애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라고 말한다면 시각장애인이 앞을 못 보면서 야구를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야구는 동적이면서 감독의 사인에 따라서 진행되기 때문에 시각장애애인도 야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 야구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들도 맹학교에서 야구를 하는데 시각장애인 야구는 발야구를 변형한 게임입니다. 투수는 포수가 소리를 지르는 방향으로 배구공을 직구로 또는 커브로 굴리면 타자는 야구 방망이로 공이 굴러 오는 소리를 듣고 공을 치는 방식으로 야구를 하는 것입니다. 만일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가 되고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면 볼이 되는 것입니다. 투수는 공을 던지면 안되고 반드시 공을 땅으로 굴려야 하며, 타자가 쳐서 굴러 오는 공을 야수가 공을 잡기만 해도 아웃이 되고, 루상에 나간 주자는 도루를 할 수 없습니다. 그외 규칙은 일반 야구와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야구를 보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나머지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 경기를 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야구를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되고 나서 친구와 후배들과 같이 대구대학에 놀러 가서 학교 운동장에서 시각장애인 야구를 처음 하게 되었는데 타석에 서서 방망이를 들고 공이 땅으로 굴러 오는 소리를 듣고 공을 치려고 했으나 맞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친구들은 배구공이 굴러 오는 소리를 듣고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정확히 맞추어 치자 공이 날아갔는데, 어떻게 소리만을 듣고 야구를 하는지 지금도 신기할 뿐입니다.
스포츠는 운동경기로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종종 운동선수의 선행으로 또 다른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메이저리그 클레이튼 커셔 선수가 있습니다. 그는 미국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제1선발 투수이며 류현진 선수와 같은 팀 동료이기도 합니다. 2011년과 2013년 사이영상(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 2회 수상으로 역대 최연소 수상기록을 보유하게 된 최고의 투수입니다. 경기 중에 같은 팀 다른 투수들이 잘 던지고 안타라도 치면 자기 일처럼 기뻐합니다. 그가 7년간 받는 연봉 총액은 2억 1,500만 달러(약 2,284억원)입니다. 그가 젊은 나이에 부와 명성 모두 얻었는데도 존경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커셔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고등학교 때 오프라 윈프리쇼에서 우연히 아프리카의 실상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는 더러운 생활환경과는 다르게 영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꼈고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메이저리그 비시즌 중 아프리카 잠비아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10살의 호프란 아이를 만났는데 부모 없는 고아에 에이즈까지 걸렸고 자기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신혼여행으로 아내와 함께 다시 잠비아에 가서 수도 루카사에 고아원을 짓고 고아원 이름을 HOPE'S HOME(희망의 집)로 하였습니다. 지금도 비시즌이면 한 달간 아내와 함께 잠비아에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구 선수를 은퇴한 다음엔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잠비아 아이들을 위해 보너스의 80%와 탈삼진 기부[삼진 한 개를 잡을 때마다 500달러(약 50만원) 기부]도 합니다. 결혼 후 방문한 잠비아에서 목격한 아이들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커셔는 “미국에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물질이 행복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잠비아에서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필품만으로도 아이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더라. 그 모습을 보고 우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야구를 한다는 게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선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커셔는 아내 앨런과 항상 유산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고 합니다. “경기장에서 쌓은 업적은 유산이 될 수 있지만 금방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남긴 유산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돈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죽을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돈 보다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것을 전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커쇼의 나이는 이제 27살입니다. 그는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에게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아낌없는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미국의 아이들은 커쇼의 투구에 열광하면서도 그의 선행을 보면서 기부를 배웁니다.
비록 야국공의 무게는 145g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따뜻한 마음이 야구공에 담겨있을 때입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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