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정부 예산 총 342조 원 가운데 복지 분야 예산은 97조 4000억 원으로 민간 위탁 복지사업까지 합하면 100조 원에 달해 전체 예산의 30%를 넘어섰다. 2005년도 복지 예산이 정부 예산 전체의 8.9%였다가 2015년도 들어와 30%를 상회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이제 모두 더불어 잘 살아가는 복지국가 대열에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노인, 장애인, 조손 가정 등 정부의 복지 예산 증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연약한 이웃들이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관심으로 이들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음을 말해준다.
복음 전도와 사회봉사를 모두 중시하는 통전적 선교관 회복
한국 교회의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은 교회의 분명한 본질이요, 사명이다. 마태복음 4장과 9장에서 마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가르침, 천국 복음의 전파, 사회적 봉사(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심)로 규정했고 호켄다이크 역시 이런 예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케리그마(복음 전파), 디다케(가르침), 디아코니아(교회의 사회봉사)를 교회의 본질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초대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는 교회’로 놀라운 성장을 이룩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초창기 교회도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여권 신장, 농촌 계몽, 공창 폐지, 문맹 퇴치, 국채 보상 운동 등 당시 사회가 직면하고 있던 문제에 개입하며 복음 전도와 사회봉사를 포함한 통전적 선교를 실시해 오늘날 한국 교회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한국 교회는 이런 아름다운 초창기의 사회봉사를 중심한 통전적 선교관의 전통을 망각한 채 교회 성장에만 몰두함으로써 말할 수 없는 폐해를 경험하고 급기야 위기 상황에 이르게 됐다. 한국 기독교의 사회적 공신력의 실추는 말할 것도 없고 소위 기독교 지도자라는 사람들도 각종 비리에 연루돼 기독교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종교, 3대 종교 가운데 가장 매력 없는 종교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한 교회는 세상에 대한 나눔을 실천하려는 하나님의 방법과 의지를 잃어버리고 오히려 세속적 가치관과 물질주의에 물들었으며, 말씀은 있으나 말씀의 실천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전락했다. ~~~계속
- 최무열(전 부산장신대학교 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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