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9살 때 부모님의 다툼 끝에 엄마는 집을 나가셨고, 오빠와 아빠와 나는 할머니 댁으로 이사를 했다. 할머니 댁에는 무당이셨던 둘째 큰 아버지가 계셨으며, 한쪽 방에는 무서운 그림과 불상 3개가 있었다. 그곳에서 할머니와 큰 아버지의 구박 속에서 엄마의 정이 그리웠던 나에게 자주 갔던 약수터에서 그 지역의 교회 교인들이 전도지를 들고 우리 동네에 전도하러 온 것을 보고 단숨에 뛰어가 손을 내밀었다. 저도 가도 되냐는 말에 선생님은 얼른 주며 꼭 오라고 했다. 오빠에게 교회 간다고 하니까 큰 아버지가 알면 혼난다고 말렸지만 종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나는 교회에 몰래 나가기로 했다. 하나님께 말하고 싶어서 가는 길 어귀에 있는 자그마한 교회는 평화스럽게 보였다. 여름성경학교 때 프로그램 중 하나님께 손 편지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주일 오후 교회선생님께서 소망하고 하나님께 하고 싶은 말을 쓰라고 했다.
하나님께
안녕하세요 하나님 저는 김수미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저희 엄마가 어디 있는지 아시죠.
엄마, 아빠, 오빠와 세식구와 함께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엄마가 보고 싶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1980년.7월
김수미 올림
편지를 본 선생님은 내손을 꼭잡고 기도해 주었고 하나님께 기도하면 엄마를 꼭 만나게 해 줄 거라고 했다. 그 후로 기도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몇 달 후 성탄절이 지난 12월 26일 작은 엄마와 작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고, 성남시에서 있었던 서러움을 뒤로 한 채 우리 네 식구는 안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사 온 뒤에도 난 일요일만 되면 십자가가 보이는 교회를 보면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계속
김희랑 집사님(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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