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약 2:16) -
중도시각장애인재활삼담카페를 시작한지도 벌써 만2년이 지났습니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중도실명한 상담자들이 모여 먼저 시각장애를 경험하였고 극복했던 느낌들을 현재 시각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도시각장애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워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재활상담카페가 잘 진행된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로 참여 한 상담자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 동안 30여명의 내담자들이 중도시각장애인재활상담카페를 거쳐 갔습니다. 내담자들의 사연은 서로 달랐지만 중도의 시각장애로 우울과 불안증세로 인해 심리적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상담에 참여했고 다행히 심리적 안정을 찾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상담이 효과적이었던 것은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 시각장애인이어서 공감을 같게 했기 때문에 문제의 실마리를 잘 풀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중도시각장애인들은 한참시간이 경과하고 나서 재활교육을 받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시각장애를 받아들이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흔히 시각장애인이면 선천적으로시각장애가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90퍼센트 이상이 중도에 시각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도시각장애인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재활을 하려고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시각장애 초기에 재활상담을 받았으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재활교육을 받아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적응을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시각장애를 겪게 된다고 해서 바로 재활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시각 장애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내담자 ㅇ씨는 시각장애인재활 교육기관은 자기와는 관계없이 선천적 시각장애인에게 국한된 것으로 생각하여 재활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중도시각장애인에게도 재활교육기관이 꼭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재활상담의 중요성 역시 알게 했다고 했습니다.
작년 6월 망막색소변성으로 시각장애를 겪고 있는 내담자 ㄱ씨가 상담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40대중반으로 시력이 점차적으로 떨어지자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음이 많이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그는 업무를 처리하면서 작은 활자를 읽는 것을 놓쳐 실수를 했던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장애를 밝힐 수도 없어서 마음속으로 속아리만 했습니다. 시력은 한번 손상되면 계속해서 나빠지는 경향이 있어 불안감이 찾아왔으며 직장을 계속해서 다니는 것을 담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가장으로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어 마음속으로 많은 걱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에게 속 시원히 터놓고 말할 수도 없어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내담자 ㄱ씨는 여러 차례 상담에 참여했으며 상담이 진행될수록 점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내담자 ㄱ씨는 상담을 받기 전에는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의 장애는 그렇게 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는 상담자는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으로 외국인학교와 상담센터에서 전문상담사로 근무하고 있어 내담자 ㄱ씨는 아마도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일반 직장에서 잘 적응하여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내담자 ㄱ씨는 올해 2월에도 상담에 참여했고 장애인 근로복지공단에서 시각장애인보조기구를 지원받아 업무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시각장애를 숨겼지만 지금은 시력이 나빠서 확대경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고 하면서 동료 직원들에게도 확대경모니터를 보여주며 자랑을 했다고 합니다. 시각장애인보조기구 덕분에 작은 활자도 볼 수 있어 실수를 줄일 수 있었고 자신감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는 내담자로 중도시각장애인재활상담카페에 참여했지만 상담에 처음 참여하는 내담자의 성공적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도시각장애인재활상담카페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얻어 새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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