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 (갈 6:10) -
에벤엘선교회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최 선생님이 계십니다. IBM에서 정년퇴직하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선교회에 오셔서 사단법인 다메섹 복지회 설립과 관련하여 많은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언젠가 최 선생님은 아내가 겪었던 일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최 선생님의 아내는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어느날 경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번 했다”고 했습니다. 최 선생의 아내는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가 학생들이 혹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까 걱정이 되어 보이스피싱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웠더니 학생들은 깔깔 웃으면서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들은 돈이 없어 보이스피싱을 당할게 없어요’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최 선생님의 아내는 학생들의 말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하면서 ‘내가 가진 돈은 많지 않지만 내가 보이스피싱을 염려했던 것은 돈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돈이 없을 때는 돈이 있으면 걱정이 없을 것만 같지만 막상 돈이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을 장롱에 보관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율이 높은 곳을 찾아 투자를 하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이 높으면 높을 수록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돈이 있어 오히려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는 발전하여 전례없는 풍요를 누리면서도 만족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새롭게 충족된 욕구는 또 새로운 욕구를 낳으며 인간은 계속해서 욕구를 충족하려고 하지만 욕구는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는 쉽게 적응하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힘들어 합니다. 그러면 많은 것을 소유하면 만족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무엇인가 소유해야 하고 물질적으로 빈공간을 채우려고 합니다. 물론 빈공간을 채우면 어느 정도는 만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물질의 충족만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ETF 금융상품을 창시한 존 보글은 전재산의 반 이상을 기부할 정도로 사회 환원을 몸소 실천하는 억만장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저서 ‘충분함’에서 “현금이 많은 사람은 현금이 줄어든다고 투덜대며 주식과 부동산이 많은 사람들은 현금이 없다고 투덜댄다”고 했습니다.
우리 같으면 돈이 없으면 주식을 팔거나 부동산을 팔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텐데 자신의 재산을 움켜 쥐려고만 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욕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존 보글은 “기부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이 후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사회의 지탄을 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자신의 손해를 무릅쓰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사람이 이타적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타적인 삶은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타적인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타적인 사람은 손해만 본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최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연구였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과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미국 성인 632명을 대상으로 행복감이 높아지는 지출의 순서를 매기게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자신을 위한 지출은 1인당 월 평균 1,714달러였고 남에게 선물하거나 기부하는 사회적 지출은 월 평균 146달러였는데, 사회적 지출에서 훨씬 더 행복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지출을 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부유해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자신의 삶에 마음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 역시 도움을 필요료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때가 있는데 내가 도움을 받을 때 보다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은 나의 삶에 감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을 때 마음은 더 풍요롭습니다. 유대인의 탈무드에 보면 “참된 지자는 모든 교우에게 배우는 사람이요, 참된 강자는 자신을 제어하는 사람이요, 참된 부자는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있는 세상에서 남이 가진 것에 시기하기보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약한 지체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이웃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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